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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100back2

맘먹은 김에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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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맘먹은 김에 하기로 했다. 맘먹는 거 뭐 어려운 게 아니라서 항상 쉽게만 생각했었는데, 누군가에겐 또 어떤 상황 속 내겐 어려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엔 맘먹은 김에 해보기로 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모른다. 그 마음의 유효기간이 분명 있을 테니까. 나는 그 유효기간 끝에 되어서야 ‘ 아 그때 열정 가득한 초반에 잘 좀 할걸’이라는 생각을 안 하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그래서 하기로 한 것이다.


먼저 나는 맘먹은 김에 쓰로다운에 열심히 참가할 것이다. 그래봤자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내일뿐이다. 내일 오전과 오후엔 약속이 있으니 새벽에 일어나 한번 유산소도 해주고, 데드리프트로 잔뜩 무게를 느껴본 다음 프런트 스쾃를 할 예정이다. 백스쾃로 200lb까지 들었는데, 균형을 위해서는 백스쾃의 80%, 즉 160lb까지는 들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좋아, 오늘은 135lb까지 들었으니 내일 조금씩 올려보면서 150lb까지는 넘겨보고 싶다. 그리고 나선 로잉 150초를 10분에 1회씩 반복하리라.


그리고 나는 맘먹은 김에 남은 인강을 모두 다 들을 것이다. 이번 연휴에 싹 다 듣고, 사고 싶은 로퍼를 꼭 살 것이다. 그냥 ‘필요에 의해’ 로퍼를 사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필요한 걸 바로 사는 것만큼 (좋지만) 찜찜한 것도 없다. 나와 모종의 거래를 해야 했고, 보통 그 ‘모종의 거래’를 하다 불발되어 결국 싼 신발들을 아쉽게 산 게 전부였다. 이번엔 꼭 내가 눈에 짚어둔 그 신발을 살 것이다. 토, 일, 월 아마 각 날짜별 사정이 있지만 오늘부터 조금씩 들으면 월요일 저녁즈음엔 정말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마음먹은 김에 정말, 두뇌 혁명 프로젝트란 모든 프로젝트를 들을 것이다. 다만 한 멘토당 3개월, 약 100일씩 할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나와 같은 성격을 가진 멘토 중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꼭 몸에 익힐 것이다. 사실 ‘사주’ 공부를 하면서 이걸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령, 사주 속 성격을 나타내는 어떤 글자를 가진 사람들을 쭉 찾아놓은 다음, 그 사람들의 성공 방정식을 확인하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저렇게 성공하려면 갖춰야 하는 것들을 1명의 맹목적인 사례가 아니라 다수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점점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은 것이다.


맘먹은 김에 하자.


어제 김하온 노래를 듣다 이런 가사에 꽂혔다.

그게 뭐가 됐든지 부모님이 주신 이름처럼 나는 그저 온 김에 하지


온 김에 한다니, 그게 뭐가 됐든지 간에 한다는 저 마인드는 평생토록 갖고 싶었던 것이 맞다. 그걸 훨씬 어린 나이에 깨달은 저 래퍼, 김하온은 아마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원하는 만큼 누리며 살고 있지 않을까.

나는 그의 음악을 듣고 알아챘기에 조금 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부모가 주신 이름처럼, 슬쩍 맘먹은 김에 진짜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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