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일기9일차
내 손으로 만든 것을 방치하다가 다시 주워 만들기 시작한지 1일차가 되었다.
마침 이 상황에 대해 멘토님께 이야기 하니, 멘토님도 답답해 하시며 나에게 몇가지 제안을 해주셨다.
- 동료들에게 무조건 들이밀고 사용하라고 할 것
- 미안해 하지말고, 동료들의 도움을 일부러 받으려 할 것
- 동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흔들 것
그리고 나서 한 마디 더 보태주셨다.
"그 서비스 하나만 갖고 하자는 거 아닌거 알지? 지금 뭐 one thing 할 만큼 확신이 있는 제품 있어? 없으면 계속 낚싯대를 던져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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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 집에 다녀왔다. 집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고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만한 게 뭐가 있나 찾던 중 북엇국을 발견했다. 그걸 돌리고 있는데 엄마가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날 부르는 목소리는 꽤나 격앙되어있었다. 엄마의 반가움이 크게 느껴졌다. 뭐 먹겠냐고 하며 내게 밥을 차려주려던 엄마의 빠른 움직임을 잠시 제지했다.
"엄마 숨을 고르고 와. 그리고 내가 하고 있을게 얼른 뭐 정리할 거 있었으면 그것부터 하고와"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엄마는 어느새 부엌에 서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 엄마의 엄청난 의견 제시, 다시 나의 이야기 조금, 엄마의 엄청난 코멘트... 반복되면 될 수록 엄마와 멀어지는 내가 보였다. 그러다 결국 매번 겪는 그 패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엄마의 빠른 속도에 질려버린 내가 한마디 하는 것이다. 그럼 엄마는 또 내게 한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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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비스와 내 관계가 딱 이렇다. 바이브코딩으로 이것저것, 허겁지겁 원하는 것들을 쏟아낸다. 그럼 일부는 가능하고 일부는 불가능하다. 기획과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스크립트가 마구잡이로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 그래서 CURRENT_TASK.md 와 CLAUDE.md 로 우선 처리하고 있다. 더 좋은 방식이 있는데, 정리할 틈이 없다. 아니 그럴 생각이 없는게 더 맞다)
결국 어딘가에서 이격이 발생한다. 다시 나는 문제를 들여다본다. 아직 내 서비스의 AGENT들은 자아가 없기에 내 컨펌을 받아야 한다. 나는 언제 이 모든 프롬프트를 자동화 해서 줄 수 있을지, 그래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상상을 하곤 한다. 정말 그렇게 만들어지면, 그건 정말 나의것이 아니게 될 것만 같다. 그러나 그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바이브코딩에 계속 익숙해지고 있다. 미래에 더 '어렵게 적응해야 할' 순간이 올 테니까, 그전에 열심히 친해져야겠다. 그래야 미래에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엄마와 내가 사춘기때 엄청 싸웠더라도, 대학생 시절을 거치고 다시 친해진 것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