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이어주는 끈은 무엇일까? 혹시 그게 패밀리 요금제는 아닐까?
가족 중 나만 요금제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커피 한두 잔 사 먹는 값으로 그 혜택은 충분히 누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 결제되는 돈보다 더 많은 물질적, 정신적인 즐거움도 누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나만의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가족 구성원 중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렇지 않’아했다. 그들은 그냥 불편함을 감수했다. 차라리 내가 돈을 내면 안 될까?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은 거절했다. 그 돈을 다른 데에 쓰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강했다. 각자 돈에 대한 생각이 다르니 그런 의사 결정도 이해할 만했다. 대신 더 이상 그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 혜택은 나만 쓰고 말 일이었다.
방 한 칸을 얻고 그들과 물리적인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거리감에 비례하여 나의 관심도도 점점 늘어났다. 그들이 달리 보였다. 잠시 며칠의 거리로도 다른 시간대를 사는 느낌이 드는데, 앞으로 그들과 나의 삶은 점점 더 멀어질게 눈에 보였다.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생기더니, 그 결과 패밀리 요금제를 결제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가족을 추가했다. 단체 카톡방에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며 가입했는지 한 번씩 확인도 했다. 완료되었다는 안내문이 잘 나오느냐고도 물었다. 스크린샷 공유도 받았다. 알아서들 잘 쓰쇼, 라는 의미가 가득 담긴 확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마무리지었다.
5~10년 후 어느 교과서에는 이런 이야기가 쓰여있지 않을까. 과거에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에서의 ‘가족의 정의’가 등장했지만, 여러 디지털 콘텐츠와 페이먼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패밀리 요금제’를 사용하는 신 가족 주의가 등장했다 라는 이야기 말이다. 가족 개념에 따라 초기 패밀리 멤버십의 추가 조건은 n명이었는데, 점점 가족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면서 n * 2 명까지 ‘하나의 초 거대 가족’ 이 되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의 세대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된다면, 아마 나부터 손자 손녀까지 모두 패밀리 요금제에 가입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리적으로는 분리되어있으나 디지털에서는 연결된, 오묘한 어떤 관계가 새롭게 만들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본다.
패밀리 멤버십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