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플메이커를 빌려왔다. 한참 전 와플메이커에 별의별 음식들을 다 넣어 요리를 하고 먹어보던 유튜버들이 떠올라서, 이것저것 넣어먹을 재료도 같이 사 왔다. 호떡믹스를 사고 돼지껍질을 주문했다. 집에 얼려둔 밥과 야채도 준비했다.
호떡믹스를 해 먹으려니 일이 너무 커질 것 같아, 우선 누룽지 만들기를 도전했다. 얼려둔 밥을 잠시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와플 메이커 크기로 펼쳐놓을 수 있을 정도로 녹인 뒤, 식용유를 바르고 그 위에 밥 한 덩어리를 놓았다. 살짝 옆으로 밀어 네모난 모양을 만들고 나서 뚜껑을 닫았다. 파스슥 하는 소리가 들렸다. 2분 정도 기다려서 한번 뚜껑을 열어보았다. 2분 ~ 3분 기다린 뒤 음식을 살펴보란(?) 안내를 떠올려 와플메이커를 열었지만 아직 나의 누룽지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다시 뚜껑을 닫았다.
그러고 나서 2분 정도 더 지나 다시 열었다. 그리고 와플 모양이 된 밥을 건드려보았다. 처음 와플메이커를 열었을 때 모여있지 않아 바삭함이 없어 보였던 밥들이, 한데 모여있었다. 툭 건드니 와플 모양의 밥이 모양을 유지한 채 틀에서 깔끔하게 떨어졌다. 쾌감이 느껴졌다. 프라이팬에 눌어붙지 않은 음식을 걷어냈을 때의 느낌, 그 느낌을 받았다.
누룽지 와플을 입에 가져가 본다. 겉바속촉, 바깥쪽 부분은 누룽지고 그 누룽지 사이의 밥은 부드러운 알갱이로 남아있다. 엄청 얇은 누룽지 샌드위치를 먹는 느낌이다. 만약 밥을 얇게 놓고, 그 위에 치즈를 한 장 올린 뒤 다시 밥을 덮었다면 어떨까? 치즈 누룽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겉의 바삭함과 안의 부드러운 치즈가 환상의 조합일 수도 있겠다. 상상대로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아마 안될 것 같다. 와플 메이커가 너무 작아 치즈가 바깥으로 새어 나올 가능성이 훨씬 크다. 차라리 밥 와플을 2개 만들고, 치즈를 껴 넣은 채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누룽지가 먹고 싶을 때면 한 번씩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 혹은 누룽지탕을 만들어 먹고 싶은데 누룽지가 없다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밥 한 덩이를 녹이는데 2분, 와플메이커에 넣고 다 되기까지 기다리는데 5분, 7분이면 쉽게 누룽지를 만들 수 있다. 전자레인지를 활용하여 누룽지를 만드는 시간이 10분 정도 걸린다는데, 그보다는 3분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전자레인지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와플메이커로 하는 게 맞진 않아 보인다)
다음은 호떡믹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