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고 싶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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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유튜브, 너무 재미있다. 광고 상품들이 콘텐츠 앞 뒤로 덕지덕지 붙은 것은 그 때문이다. 편집 기술도 다양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 사람들의 클릭을 받기 위해 한동안 올라오던 영상들 앞엔 그렇게 '10초 요약' 들이 달려있었다. 썸네일도 여러 유형이 있다. 글자가 잔뜩 들어갔거나, 사람의 얼굴이 나오거나, 어떤 유명 방송의 썸네일 배치와 비슷하게 만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자극시켰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


이런 이름으로 우리는 유튜브 영상들을 접했다. 소비자인 '나'는 콘텐츠라는 빨간 천을 휘두르는 유튜버들 사이를 달려댔다. 호기심이라는 감정을 가진 황소처럼 말이다. 내 호기심은 저들이 '자극'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자극적인 것일수록 나는 그 영상에 빨려 들어갔다. 그들이 둔 웃음포인트에 맞춰 웃었다. (pd들의 킬킬거리는 소리에 맞춰 나도 몇 번 웃었을 거다) 그러고 나서 또 다른 영상을 찾았다. 나의 손가락은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또 다른 자극을 찾았다. 내가 아닌 존재가 만드는 자극을 수용하고 그에 맞게 반응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다 문득, '호기심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자기의 호기심을 어떻게 에너지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호기심을 느끼면 그대로 묻어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드시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누구나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반드시 파헤쳐보고 싶은 내용들, 인간관계, 커리어, 취미생활, 우주의 신비 등 다양하지만 사람마다 꽂히는 부분이 다를 뿐(취향일 뿐) 누구나 그런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잘 이용하면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이 호기심, 사실 꼭 특정 분야에만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매일같이 썸네일을 보면서 나만의 '호기심'을 느낀다. 영상의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한다. 팔로우하고 있는 유튜버의 새로운 영상이 떴다는 알람에도 '호기심'을 느낀다. 댓글에 누가 좋아요를 눌렀다는 배지가 떠있으면 그것에도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니까 우리는 호기심이라는 에너지를 몸에 항상 장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생길 때마다 자기의 에너지를 써서 '클릭'을 한다. 물론 신경 과학적으로 보면 자동적인 움직임이고, 도파민 때문이고, 신경가소성 때문에 습관화된 행동이 반복해서 나올 뿐일 것이다. 그리고 그게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그냥 조금 비틀어진 생각을 해보고 싶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클릭하고 눌러보는 사람이야말로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스스로 유튜브에 뇌가 연결되어 있다느니 도파민에 절여져 있다느니 하는 '상황에 이끌려가는 생각' 대신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잔잔바리 호기심 에너지를 조금씩 잘게 쪼개 유튜브 클릭하는 것에 사용할 것인지, 한 데 모아 큰 물줄기처럼 강렬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것인지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하는 중이다.


불을 끄는데 필요한 물의 수압과, 마실 물의 수압은 큰 차이가 있다. 매일 꾸준히 나와야 하는 수돗물과, 필요한 순간까지 끊임없이 모아두어야 그 의미가 있는 댐의 물도 용도에 따라 다를 뿐이지 무언가가 맞고 틀린 것은 없다. 스스로가 정의하는 '나의 호기심'은 어떤 용도인가. 그리고 그 용도에 맞게 나는 잘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본다.


230912_1.jpg 호기심이 너무 많은 곰이 핸드폰에서 유튜브를 보고있다 / bing / DALL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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