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 어떻게 되요?"
물 한 모금 마신 그가 어색한 정적을 참지 못하고 쭈뼛쭈뼛 내뱉는 질문이다.
그녀 보다 나이가 세살 많으니 말을 놓으라고 한 것도 두어 번 되는데,
여전히 높임말을 구사하는 그를 그녀는 흘긋 쳐다본다.
물을 마시다가 급하게 물음이 생각나 허둥댔는지,
그녀의 눈치를 보며 손등으로 입가에 흘린 물을 닦고 있다.
괜히 손수건이나 티슈를 찾지 않아 다행이다.
교양 있는 티낸다며 입가를 톡톡 두드리는 재수 없는 사람은 적어도 아닌 것이다.
대학 동기지만 나이가 한 살 많은 재수 있던 언니가 주선한 소개팅이다.
이상 기류가 심하게 요동치는 어색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아 거절했지만,
직장 동료인데 그녀와 무지 잘 어울릴 거라며 막무가내로 만든 자리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을까.
이상형을 묻는 그에게 그녀는 이상형에 가까울까.
사전에 우연히 그녀의 사진이라도 입수해서 자리를 주선해달라고 졸랐을까.
또 그런 그에게 언니는 어떤 조건으로 그녀를 팔았을까.
검은 뿔테 안경이 그의 검은 눈동자와 원래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묘하게 잘 어울린다.
"왜 너 안경 쓴 남자 좋아하잖아?"
대학시절 한 학년 선배를 짝사랑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실이 MT에서 밝혀지면서 질문 공세를 받던 그녀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했던 말을 언니가 아직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가 아직 대답을 못 들었소-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대답을 하기 전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기세의 그를 보고 있자니,
그녀는 샐쭉 웃음이 나 얼른 고개를 숙인다.
순간 그의 미소도 보고 싶어진 그녀가 또박또박 대답한다.
"안경이 잘 어울리는 남자요."
글/그림 : 마그론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