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꼬박 20분을 걸어 출퇴근한다 그동안 난,
첫째 가만히 눈동자를 비워둔 채 터벅터벅 걷거나
둘째 오늘 있을 일감들을 떠올리며 세게 인상을 쥐거나
셋째 아주 가끔 유튜브 뮤직에서 팝송을 듣는다
마지막으로 너무 심심할 땐 넷째 그녀에게 전활 건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나의 목소리를 꺼내어 그녈 부르고
매일 같은 일상을 거니는 그녀에게 꼭 모르는 것처럼 하루 일과를 묻고
막 옹알이랄 시작한 갓난아이의 부모처럼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생에 그 어떤 것보다 당신을 사랑하노라며 대뜸 고백한다
내가 이렇게나 말이 많았나
이렇게 별것도 아닌 일에 웃을 줄 아는 사람이었나
심심풀이기엔 너무 절절한 그녈 향한 내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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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오야)
모해~ (아이 뭘 해, 노상 테레비 보제)
뭐봐~ (뭐 하는 게 다 똑같제 출근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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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할머니한테 전화하고 싶다 (평생 받고 있잖어~)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해 (나도 마이마이마이 사랑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