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이문 Mar 17. 2023

23년 3월 16일

30개월 9일

내 말이 맞았다. 우주는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점심까지 먹고 하원했다. 아침에는 별 말 없더니 어린이집에 거의 다다랐을 때, 신호대기 중에 우주에게 잘 다녀오라고 미리 인사하니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제와 그제처럼 안 간다고 하진 않았다. 선생님이 나오셨을 때도 나에게 매달리지 않고 울면서도 선생님 손을 잡고 들어갔다. 밥도 잘 먹었다고 한다.


우주가 없는 집에서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미리 닭볶음탕을 만들었다. 씻고 요리하고 나니 시간이 금방 갔다. 우주가 다행히 점심을 먹고 와서 닭볶음탕은 우리의 저녁이 되었다. 덕분에 우주 낮잠 시간에는 나도 눈을 좀 붙였다. 과연 우주는 낮잠까지도 자고 올 수 있을까? 다음 주에는 차량 등원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어떤 선생님이 오실지 모르니 우주랑 미리 얼굴을 익혀둬야지.


아이가 집에 없다는 건, 엄마에게 쉴 시간이 생기는 게 아니라 그간 아이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한 일을 제대로 해낼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혼자 집에 남겨졌을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안 그러면 귀한 시간이 허공에 훨훨 날아가 버린다. 아무튼 내일도 마음 단단히 먹고 등원해야지. 좋은 하루였다. 기특하다 내 새끼.



매거진의 이전글 23년 3월 15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