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2. 모든 게 처음이에요

by 로베
첫 목욕


내가 전에 있던 곳은 따뜻한 물이 가득 찬 곳이었다.

출렁이는 물속에서 가볍게 떠다니곤 했다.


그런데 이곳의 물은 생각보다 적었다.

그래도 맘마가 조심스럽게 내 몸에 물을 부어줄 때,

그 느낌은 익숙하고 편안했다.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내 발가락을 바라보던 엄마가

“포도알 같아,” 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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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


낯선 갈색 물체가 허공에 매달려 있다.

까맣고 기다란 다리.

엄마는 그것을 ‘진드기 모빌’이라고 불렀다.

맘마가 날 주려고 어딘가에서 받아왔다고 했다.


엄마와 맘마는 때때로 그것을 건드려 흔들었고

나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딘가 이상한데, 분명히 이상한데... 좋았다.

진드기 모빌은 다른 모든 것들보다 선명하게 보였다.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듯한 기분에

갈색 몸통과 까만 다리들을 계속 바라보았다.


가끔은 눈이 감겼고,

가끔은 다시 떠졌다.


그래도 진드기 모빌은, 언제나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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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간 날

맘마와 엄마의 품이 아닌

바퀴가 달린 작은 침대에 몸을 실어 밖으로 나섰다.

엄마와 맘마는 그것을 '유모차'라고 불렀다.

앞으로 갈 때면 덜컹거리며 흔들렸지만

어째선지 꽤 편안한 기분이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착했다.

아주 밝고 커다랗고 시끄러운 곳이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냄새도 소리도, 모든 게 정신없었다.


그냥 눈을 감았다.

소음들 사이로 엄마와 맘마의 목소리가 들렸고

유모차가 부드럽게 움직이니

금세 잠이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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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병원(BVC) 방문


하얀 방.

낯선 사람.


맘마가 갑자기 내 옷을 다 벗기더니

딱딱하고 차가운 물체 위에 올렸다.

그들은 그것을 ‘저울’이라고 불렀다.

깜짝 놀라 나는 울고 말았다.


낯선 사람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4.05 Kg! 헤다가 잘 자라고 있네요."


다시 따뜻한 옷을 입고

맘마 품에 안기자 금세 눈물이 멈췄다.

엄마가 “잘했어” 하고 속삭여줬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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