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하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우리 집에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은 얼마 전 병원에서 만난 사람이다.
나는 울지 않고 그들을 관찰했다.
엄마는 조금 놀란 얼굴로
“헤다가 평소엔 이렇지 않아요.
원래 훨씬 많이 우는데 오늘 웬일이지?”라고 말했다.
그들은 웃었다.
“많은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세요. 저희만 오면 얌전해진다고.”
그 둘은 간호사와 상담사라고 소개했다.
간호사는 아주 오래, 15년이나 이 일을 했다고 했다.
둘은 집안을 둘러보며 내 침대나 젖병은 괜찮은지, 위험한 곳은 없는지 등을 체크했다.
그리곤 벽에 걸린 엄마와 맘마의 결혼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지역에서 오래 일했지만, 성소수자 부부가 키우는 아기는 처음이네요. 어쩌면 다른 지역에는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특별해요”
세상에 나와서 처음 들은 ‘우리는 특별하다’는 말이었다.
잠드는 시간
세상이 어둑어둑해질 때,
나는 졸리기 시작한다.
침대는 포근하고
나는 엄마와 맘마 사이에 누워 있다.
조금만 뒤척여도 그들은 일어난다.
가슴을 열고 나를 안는다.
나는 엄마 품에서 젖을 물고
다시 어둠 속으로 천천히 녹아든다.
이곳이 내가 머물 수 있는 안전한 곳.
함께 호흡하며
조용히, 천천히 자라 간다.
첫 웃음
내 얼굴 근육이 이상하게 움직였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그다음엔 푹 잤고, 배가 불러서.
맘마가 가까이 와서 날 빤히 바라봤다.
그리곤 “웃었어!” 하고 소리쳤다.
엄마도 달려와서 나를 보며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또 웃었다.
두 사람은 마치 세상의 보물을 발견한 사람들 같았다.
그날 이후 나는 웃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
엄마가 우울해요
엄마의 표정이 슬퍼 보인다.
웃음이 적어졌고
침대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나를 안고도 어딘가 멀리 있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나는 가만히 숨을 죽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저 엄마의 품에 조금 더 오래 안기려 한다.
그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
"엄마, 나는 괜찮아요.
엄마가 나를 걱정해 주는 그 마음만으로도
나는 잘 자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