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노래 Nov 06. 2020

우울한 그대에게

울고 있는 아내를 부둥켜 안고.


산후우울증에 힘들어 울고 있는 아내를 부둥켜 안고, 

오늘 나는 나만의 오랜 비밀을 털어 놓았다. 



이건 비밀인데,

당신이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미래에서 왔어.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하지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하거든.

힘들어하던 너에게 더 힘이 되어주지 못한것들,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 걱정하던 날들,

공중에 떠다니는 행복을 보지못하고,

늘 불안에 떨며 초조함으로 행복을 소모하던 날들.


그 순간을 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사느라 우울했던 과거의 나를,

난 이미 미래에서 후회해 봤거든.


몇 번이고 새벽에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비몽사몽 하다가  

바로 3센티미터 앞에서 환하게 웃는 봄이를 본 오늘 아침.

아이볼에 내 볼을 부비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 소중한 순간이 아까워서 어쩔줄을 몰랐어.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어떤 시간이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이라는 사실과

뒤돌아보면 그 시간은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흘러 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야.


시간은 생각보다 더 놀랄만큼 빠르게 지나갈거야. 

생각해봐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일처럼 생생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말이야.

곧 50살이되고, 60살이 되고, 70, 80이 되었을때, 

오늘을 보면서 뭐라고 할까.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아. 

지금 이순간 당신보다 힘든 사람은 없어. 

하지만 당신도 내일이 되면 알게될거야, 

오늘의 당신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내가 미래에서 왔기 때문에 특별히 알려주는거야.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밤을 찾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