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행한 '아내의 2번째 유방암'이 브런치스토리 조회수 6,000을 돌파했다고 방금 알람이 울렸다. 어제 2,830였는 데, 오늘에만 3,100을 넘겼다. 라이킷도 36명, 구독자도 16명이나 늘어나고, 댓글도 달렸다. 5,000을 돌파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믿지 못했다. 브런치스토리 메인화면 '오후 7시, 브런치스토리 인기 글' 세번째에 게시되어 경이로움을 금치 못하고 '나한테 이런 일이 또 오겠어'하며 사진으로 캡처했다. 그런데 4시간만에 1,000명이 더 조회를 했다. 지금 10시도 7번째로 인기글로 게시되고 있다. 더우기 이 글을 보고 덩달아 지난 주 12월 17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축하메일을 받고 썼던 8편의 글들이 같이 조회수를 늘려간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처음에는 기뻐하며 아내와 딸아이에게 얘기를 했고, 함께 축하의 탄성을 질렀다. 이젠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아내의 2번째 유방암'은 A4용지 2장(10포인트) 분량이다. 읽으려면 최소 1사람당 1분의 시간이 걸린다. 6,000명이 조회를 했다면, 독자의 100시간, 4일 남짓의 시간을 나는 도둑질한 셈이다. 이 글은 우연히 파일을 정리하면서 당시 아내의 유방암 재발 일기를 그대로 붙여넣고 잠깐 나의 기억과 느낀점을 쓰는 데 1시간 남짓의 시간이 걸렸다. '독자들 100시간 vs 작가 1시간'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조회수는 늘어 6,141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로부터 나의 두려움은 시작된다. 초보작가로서의 기쁨보다도 책임이 무엇이지를 생각한다. 이전 독자로서 생활은 작가가 주는 메세지에 주목하고, 자극하는 문장을 뽑아 저장하는 데 만족했다. 지금은 작가로서 독자에게 나의 메세지를 전한다. 정말 가볍게 써서는 절대 안된다. 나의 모든 집중과 주제와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다시 독자로 돌아가 다른 작가 활자와 책을 읽을 때도 그들이 한 단어, 한 문장, 한 단원, 한 장을 얼마나 고민하며 머리를 싸매고 썼는 지에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또한 나도 글을 쓸 때 다른 작가같이 세심한 배려와 겸손과 감사로 써야한다. 독자들의 시간을 갉아먹어서는 결코 안된다. 이후 글쓰기를 위한 초보작가인 나의 결단을 눈에 보이는 곳마다 붙여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