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꼰대 언니 Dec 21. 2022

가우스 전자 보셨어요?

삼성전자 첫 여성사장 이영희 사장 승진을 축하하며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가우스 전자를 재미있게 보았다. (티빙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가우스 전자라는 가상의 전자회사 오피스의 마케팅부서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본격 오피스 드라마이다. 코믹하게 그려졌지만, 전자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사람으로서 공감할 만한 상황과 묘사 덕분에 더욱 몰입해서 시청했다.



대중의 인기를 얻었던 기존 오피스 드라마와 비교해 볼 때, 이 가우스전자는 지금의시대상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가우스 전자의 주요 배경이 되는 마케팅 3부의 구성의 30%이상은 여성 인력이며, 마케팅팀 최고 임원은 여성 임원이다. 여주인공은 소위 말하는 사수, 선배로서 일에 있어서 남주인공을 압박하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마케팅 여성 팀장인 이사 역시, 대학동기이자 부하인 남자 부장을 용의주도하게 이용하는 권모술수의 정점을 보여준다.



오피스 드라마에서 남성주도의 정치판에서 벗어나 수동적이고 보조적인 인물로, 혹은 로맨틱한 사적 감정으로 일을 그르치는 식으로 그려지던 여성 인력은 가우스 전자에서는 주도적이고 업무 중심의 뇌 구조를 가진 일 욕심이 넘쳐 사랑보다 일이 우선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회차가 후반부로 갈수록 가우스 전자의 주요 스토리도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결국 ‘사내연애’ 중심으로 갈무리 되어 아쉽지만, 이 드라마에서 보는 여성인물들의 입체적이고 주도적인 모습은 반가운 변화이다.



2007년 나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워킹맘 프로젝트에 파견되어 각계 각층의 여성인력을 인터뷰하고, 대규모 설문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도출해내는 태스크포스 활동을 진행하며 적이 있다.



워킹맘이 조직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 설문에서, 조직 관리자와 워킹맘 자신의 생각은 상당히 달랐다. 관리자는 여성스스로의 낮은 목표 설정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지만, 워킹맘은 역할 모델의 부재를 선택하였다. 즉 조직 내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성공한 사람이 극히 소수이다 보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레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하는 다수가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의 조직 내에서 다수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다. 워킹맘이든 독신여성이든, 다양한 타입의 여성 롤 모델들이 공존하는 환경이다.



2022년 12월, 삼성전자의 여성인력은 역사의 큰 전환점을 돌았다. 창사이래 오너 일가가 아닌 첫 여성 사장이 나왔다. 마침내 우리 안의 롤 모델이 사장으로 자랐다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다양성 (Diversity)을 사유로 여성에게 관리자 TO를 지정하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한국은 여성에게 최고 경영진으로서의 문을 좀더 열어야 한다.



나의 두번째 직장인 프랑스의 다쏘시스템은 전형적인 앤지니어링 솔루션회사이다. 이 회사가 해마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지속가능한 회사 글로벌 랭킹상위권에 드는데 (최근 2위까지 한 기록이 있다). 이 지속가능 점수 평가의 배점표를 보면 매출성장성보다 다이버시티 즉 여성 경영진의.비중이 큰 몫을 했다. 이 회사의 보드멤버의 여성 비중은 30%를 넘는다.



2000년 초반 10%를 벗어나지 못했던 삼성전자의 여성인력 비중이 이제는 30%를 넘는 다. 아직도 임원의 여성 비중은 못 미친다. 여성이 더 분발해야 되는 이유다.



출처 : 우먼스토리뉴스(http://www.woman-story.co.kr)

작가의 이전글 라떼는 말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