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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pr 08. 2020

저 오늘 휴직했어요

하루빨리 봄을 느끼고 싶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

온 세상에 꽃이 피었다. " 우리 모두 꽃구경 가자구나" , 산야의 유혹의 손짓도 강과 바다의 울부짖음에도 멈추어버린 봄, 눈으로 나마 만족해야 할 봄도 부담스럽고 호사스러움이 있는 생애에 슬프고도 잔인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가 없던 세상은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욕망의 세상을 살았었다. 늘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 봐야 만족을 느꼈던 세상이었다. 여유 없는 마음으로 뒷걸음치는 세상은 늘 바쁘다는 핑계가 이유 아닌 이유가 전부였다.

상상조차 못 했던 상황이 현실화되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오늘도 지루하고 단순한 하루의 여정 보내고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눈 뜨자마자 희망에 매달려야 했던 바람의 끝은 아침을 채워가지 못하고 재자리 걸음이다. 결국엔 아침부터 허탈감으로 생각만 늘어나고 념만 생겨난다.

생필품 관련된 스토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회  시설은 문을 닫았다. 커피 한잔 마셔갈 수 있는 공간마저도 없다. 드 넓은 공원을 거닐더라도 사람과의 간격이 좁혀질 때 서로가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함을 느껴간다.

북적거렸던 도시는 늘 소음으로 인해 만족스럽지 못했던 불과 한 달 전의 시간을 그리움으로 찾고 있는 인간의 간사함이 생겨났다.


캐나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 사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부분 직장까지도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아들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싱글벙글한 모습이다 "아빠 오늘 회사에 간청해서 휴직했어요"  퇴근해서 던진 첫마디가 간단명료했다. 그동안 코로나에 노출된 위험성을 감수해 가면서도 출퇴근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아들이었다. 휴직은 시대적 착오로 인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을까 싶다,

휴직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국가는 날로 늘어나는 확진자수를 줄여가고 예방하기 위하여 직장은 영업을 잠정 중단할 것을 권고했고 사회 거리두기라는 엄격한 규제 방안도 내놓았다. 경제활동이 중단된 직장인들에게는 정부 차원에서 생계 보장 지원책까지 발표되어 시행되어가고 있다.

정해진 사회 원칙이 무너져가고 있다. 지금보다 강도 높은 원칙 선까지도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닐까, 돌아가는 세상이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마음 놓고 숨 쉴 권리마저 잃어가고, 다가서서 말할 수도 없다. 혹시나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악수나 포웅을 나눌 수 없는 우울한  세상을 만나고 있다. 평범했던 시간을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인내의 부족 때문일까, 벌써부터 지쳐가고 있다. 사소했던 것은 미련 없이 버렸고 소중하다는 것은 과한 욕심을 가지고 살았다. 이제는 그 사소한 것 마저도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평범했던 일상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던 시간에 대한 부끄러움과 그리움이 혼돈되어 간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혼돈의 시간 속에서 해답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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