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오지 않았다

Merry Christmas!

Merry Christmas!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한 해가 떠나갈 무렵 우리는 성탄의 기쁨과 미진했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왔다. 거리마다 요란한 불빛,  시끄러울 정도로 밀려드는 크리스마스 캐럴, 홍수처럼 밀려드는 출렁이는 사람의 물결, 이 전의 이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그립다. 가정마다에는 정성스럽게 츄리를 장식하고 성탄의 기쁨을 친지. 이웃과 함께 나누었던 불과 일 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상 풍경이다. 침묵을 꿈꾸어가는 도시와도 같다.

성탄의 의미는 예수의 믿음 관계를 떠나 지구촌이 하나 되는 성대한 잔치였다. 인류는 뜻을 모아 평화와 희망 그리고 축복을 지향했다.

크리스마스에는 항상 산타가 있었다.

어린애들에게는 크리스마스는 산타와 같았다. 

이번에 성탄절에는 산타가 오실까,

SNS상에는

"사회 거리 두기로 인해 못 오신다"

"코로나로 인해 격리치료 중이시다"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숱한 풍자의 글들로 산타의 근황을 알려왔다.

어렸을 때에는 정말 산타가 있다고 믿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는 과정에서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에게 유년기 내내 산타가 존재하고 있다는 믿음을 드렸다. 결국은 믿음의 대가로 아침에 일어나 보면 가져보고 싶어 했던 선물이 양말 속에 가득 들어있었다.

산타는 나눔이었다.

헐벗고 가난한 자들 편에서 늘 함께 했다. 코로나로 교회 문이 굳게 닫혔다. 믿음까지 닫혀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에게 정말 기적처럼 나타날 산타는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산타는 분명 마음속에 있는데 마음에 공간이 닫혀있어 아직 산타를 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산타가 오질 못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산타는 늘 굴뚝을 통해 오셨다.

언제부턴가 주거 문화가 아파트 형태로 바뀌어 나갔다. 많은 굴뚝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영영 못 오실 것 같았던 산타는 굳게 닫혀있는 문을 통해 왕림하셨다. 그때의 모습처럼 산타는 이 땅에 어려운 발걸음을 마다치 않으시고 찾아오실 것이라는 믿을 지워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유년시절 산타가 있다는 믿음을 부모님에게 전해준 것처럼 오늘 밤 기다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