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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Feb 17. 2021

마네킹도 날씬한 몸매를 좋아한다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은 마음도 아름다웠다

집 건너편 쪽으로 단일 2층 구조로 형성되어 있는 대형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다. 연면적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상상 이상이다. 비가 오는 날이나 혹은 특별한 일이 정해지지 않은 저녁 시간대를 이용하여 가끔은 쇼핑몰 실내를 걷는다. 아내는 실구매가 아닌 아이쇼핑에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 다만 드넓은 쇼핑몰을 운동삼아 거닐 수 있다는 이유로  동행을 락했다.


쇼핑몰 부스를 중심으로 잘 차려입은 마네킹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어~기 있는 마네킹이 날씬해야 하는데 전부가 살찐 마네킹뿐이지요? 이곳이 77 사이즈 이상 되는 옷만 파는 여성 플러스라는 매장이에요" 

아내는 쇼윈도를 지나치다 말고 무심코 한마디를 던져낸다. 나는 허리 사이즈가  32~33인치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77 사이즈얼마만큼 큰 사이즈인지 머리의 회전이 순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멈춰 다. 아직까지  없이 반복된 이곳 부스를 걸었지만 관심 있게 주위를 살펴보지 않고 눈의 초점은 늘 걸어가는 직선 방향이었다.


70년대 오천 평이라는 여성 코미디언이 있었다. 아마도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77 정도는 아니었을까 싶다. 그땐 보기 드문 과체중 연예인이었다.


미의 기준은 말 그대로 쭉쭉빵빵 날씬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조건을 누구나 알고 인지해 간다. 하지만, 글래머 스타일을 가진 체형도 상황에 따라 미인의 조건이 충분히 되어갈 수 있는 세상이다. 물론 글래머가 미인에 합류하려면 조건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얼굴이 이쁘거나 개성이 뚜렷해야 한다. 이러한 미인을 우리는 건강미인이라고 불러 주었다.


아직도 미모 지상주의를 떠나보내지 못한 결과를 흔히 주변에서 목격하게 된다.  실 예로 채용문화는 여전히 시대 흐름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많다. 취업을 위해서는 얼굴에 날카로운 칼날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여야 했다. 과체중인 수험생은 체중 감량을 위해 인내의 허기짐을 행복으로 느껴가는 삶을 살아야 했다.


마네킹에 대한 시각의 차가 물론 나라마다 분명 다를 수도 있다. 서구의 골격 자체가 동양인들에 비해 크고 이목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간혹 상상 이상의 과체중인 사람만나게 된다. 한때는 신기함으로 눈앞에 놓고 조롱했다. 또한 그들 몸에 균형은 나와는 상관없는 모습이라고 자만심 가득 껴안고 살아왔다. 내 기준에 집착하고 안일하게 머문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양심을 선언하는 순간이다. 그 와중에도 어떨 때에는 주변을 보는 시선은 감각 없는 반응이었다가도 어떤 에는 예리하게 행동하고 지나칠 정도의 과잉 반응을 가져왔다. 그 또한 내 삶에 중심을 잃어갔던 오류의 시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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