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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Feb 18. 2021

변해가는 것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

"요즘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습니까? 혹시나 변해가는 것들 때문에 힘겹지는 않습니까?" 코로나 시대의 무료함이 짙게 묻어 있는 질문이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자신에게 반복된 질문을 던져 놓고 답을 얻지 못했다.


그동안 살면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변함없이 정직하게 살았다고 생각을 했었다. 타인에 생각을 빌리자 예전에 비해 변하지 않았겠느냐고 말을 한다. 변한 것보다는 변화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변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변한 것보다는 달라졌다는 말에 무게를 싣고 싶었다. 이유는 나이 탓, 세월 탓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영혼 없는 변명일 수도 있다. 


누구나 평생 변하지 않을 것처럼 살아도 어느 날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서 변해 버린 자신을 보게 된다. 때론 남들이 변해간다고 덩달아 변해가는 어리석음도 있었다. 결국은 시간이 지나가는 과정안에서 어리석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변했다. 변했다기보다는 어쩌면 무너졌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도 같다. 변하기 시작하다 보니 송두리째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변하는 것도 모자라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까지 생겨났다. 서로 간의 마음까지도 거리를 두고 변해갔다. 세상이 이쯤 되면 막가자는 극한 상황의 대립이다. 어찌 되려고 이 모양일까, 근심을 혼자 다 뒤집어 씌운 느낌처럼 허탈하다. 한 해가 바뀌었도 작년과 특별히 변한 것이 없다. 어제와 오늘도 여전히 같은 일이었다. 변해야 하는 것들은 꼭 변해야 하는데 멈춰서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만 온통 변해가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주위에는 하나도 없었다.


어느 한계에서 머물러주거나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이 시간임을 알면서도 추월해 가는 느낌이다. 왠지 정직성을 잃어버린 시간을 보는 듯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에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새벽에 걸터앉았다. 마음부터 여유와 평온을 얻어 보려는 찰나에 이미 새벽시간은 아침에 와있었다. 잠시 생각의 번뇌를 내려놓는다. 변하는 대로 살겠다고,

날씨가 흐려있다. 기대했던 날씨가 아니라고 하늘만 올려보고 심술궂게 타박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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