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이번 설날은 조상님에게 불효를 범하는 것 같아 먼저 죄송스러움에 용서를 빌고자 합니다. 저승에 인터넷이라도 있으면 랜선으로나마 인사를 여쭙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그나마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니 뭐라 송구함을 전해 드려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잘못되는 일이 생겨 날 때마다늘 조상님 탓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와는 달리 일이순조롭게 잘 풀려갈 때 조상님탓으로 돌린 적은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 당연한 제 탓일 것이라는 자만감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조상님 탓만 하다가 설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간소하게나마 차례상이라도 차려놓고 새해 문안 인사여쭙는 것이 자손의 도리인지는 알지만, 부득이 이번 설날은 마음만 가야 다음 설날을 기약할 수 있을 듯해서 차례상 인사는 잠시 멈추기로 후손 모두가 결정했습니다. 요즘 이 모든 절차의 변화가누군가의 탓도 그렇다고 조상님의 탓도 아닌 우리 모두의 탓인 듯합니다.
올 설은 쉬어간다 할지라도 노염 거두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희망의 탓을 한번 기대해 보려 합니다. 조상님 괜찮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