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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Feb 11. 2021

조상님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조상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상님!! 이번 설날은 조상님에게 불효를 범하는 것 같아 먼저 죄송스러움에 용서를 빌고합니다. 저승에 인터넷이라도 있으면 랜선으로나마 인사를 여쭙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그나마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니 뭐라 송구함을 전해 드려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잘못되는 일이 생겨 날 때마다  조상님 탓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와는 달리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려갈 때 조상님 탓으로 돌린 적은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 당연한 탓일 것이라는 자만감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조상님 탓만 하다가 설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간소하게나마 차례상이라도 차려놓고  새해 문안 인사 여쭙는 것이 자손의 도리인지는 알지만, 부득이 이번 설날은 마음만 가야 다음 설날을 기약할 수 있을 듯해서 차례상 인사는 잠시 멈추기로 후손 모두가 결정했습니다. 요즘 모든 절차의 변화가 누군가의 탓도 그렇다고 조상님의 탓도 아닌 우리 모두의  탓인 듯합니다.


설은 쉬어간다 할지라도 노염 거두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희망의 탓을 한번 기대해 보려 합니다. 조상님 괜찮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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