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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pr 18. 2021

밴쿠버 휴일의 간격

한국문화와 밴쿠버 휴일의 흔적

휴일 아침이면 딱히 정해 놓은 일도 없는데 분주한 마음만 앞서간다. 평일 내내 맑았던 날씨가 휴일이면 휴일인 날이 비교적 다. 이로 인해 비가 많은 밴쿠버 날씨를 두고 레인 쿠버 라(rain couver)애칭이 붙여졌다.


저마다 휴일을 유익하게 보내는 지혜가 있겠지만, 나에게 밴쿠버의 휴일은 늘  무료하기만 하다. 특별히 동적인 취미는 비로 인해 제한되어가 정적인 취미를 가지려 해도 갑자스럽게 얻어 갈 수 있는 취미가 아니었다. 아내와 7년 연애 기간 동안 썼던 연애편지 실력을 정적인 취미에 포함시켜 글을 쓰기로 했.


이민자들은 무료한 밴쿠버의 일상 벗기 위한 면역력을 키우데 상당 기간 인내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예외일 수 있는 사람도 생겨날 수 있겠지만 대부분 한국 정서가 남아 있는 한, 적응 시간 없이 타국 문화의 배경을 흡수한다는 것은 운 과정은 아니다.


남자들에게 무료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국처럼 화려한 불나방 같은 밤문화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또한 음식문화를 예를 들 수가 있다. 한국 음식문화에는 대표적인 탕 문화가 있다. 매콤하면서도 톡 쏘는듯한 맛을 어디서나 부담 없이 쉽게 즐겨 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많지만 밴쿠버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한국 식품점이나 식당이 예전보다는 다양한 먹거리 음식과 재료를 준비해서 손님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비싼 식당가 음식은 경제적인 부담감을 가져가기 때문에 문화는 자연적으로 고스란히 집안으로 옮겨 갈 수 밖에는 없다. 결국엔 자연스럽게 식탁 문화는 가족 문화 중심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휴일의 대부분은 미리부터 계획하는 일보다는 그날의 날씨를 염두에  상황을 가지고 즉흥적 판단에서 휴일을 움직이는 경우수가 많아진다. 일종의 무계획이 계획이 되어 가는 셈이다.

길드퍼드(guilford)쇼핑몰

집에서 차길만 건너면 대형 쇼핑몰과 식당가가 밀집해 있는 도심을 만날 수 있다. 평일 휴일 구분 없이 특별한 일이 생겨나지 않는 한 쇼핑몰을 중심으로 운동삼아 동네 한 바퀴 하는 것이 익숙한 일상의 운동법이자 일과를 보내는 방법이 되어갔다.


상점 주변을 오고 가는 발길의 횟수가 자연적으로 많아지다 보니 습관적으로 눈은 상가에 관심을 가지고 걷는다. 상가에 어떤 신상품이 출시되었는지 내부 분위기까지도 자연스럽게 꿰뚫어 볼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나의 행동을 표현한다면 상점가는  "나의 참새 방앗간"같은 곳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때론 주변 장소가 식상한 느낌이 들 때에는 이웃 도심 상가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상가를 오고 가면서 특별히 눈을 유혹하는 일이 있어도 충동구매에 흔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정기적으로 식료품을 사기 위해 창고형 매장인 코스코트를 찾는 일도 휴일 일부의 시간 중에 포함되어있다. 코스코트 요일에 관계없이 갈 때마다 항상 주차와의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 운 좋게 주차장에서 차가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재빠르게 영역표시를 위한 차폭등 신호를 보낸다. 마치 각개전투 자세를 닮았다. 일주일 동안 필요로 하는 식료품만을 알뜰 구매했는데도 결재한 금액에 비해 카트에 담긴 물건이 턱 없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벌기는 힘들어도 쓰기는 쉽다는 말이 새삼 머리를 경직시킨다.


코스코에서 쇼핑이 끝나고 나면 마지막으로 찾는 특별한 코스가 있다. thrift Shop( store )(중고용품 )다. 남이 썼던 중고품이라는 선입견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다민족이 모여사는 도심 국가이다 보니 생각 이외로 다채롭고 흥미로운 각국의  물건들이 많다. 심지어는 신발부터 시작하여 없는 것이 없다. 신발 진열대를 지나갈 때면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지만 좋은 신발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신발 진열대를 기웃거리다. 한국에서의 신던 신발은 근심 걱정을 얻어 간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져 남이 신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아마도 생각지도 못할 것 같다. 운이 좋을 때에는 한국 전통품이라는 대어를 얻어간다.

1988년도 올림픽 기념 티스푼 액자.탈 모형 액자


휴일은 집에서 거리감이 있는 곳을 다녀와야 휴일을 보낸듯한 느낌이 든다. 주변 환경만 눈으로 보고 느껴가는 것만으로 휴일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겨가야 하는데 밴쿠버 주변 어딜 가도  한국 풍경처럼 아기자기하지 못하다.


환경의 변화 속에 휴일은 코로나 시대에 세계 어느 나라나 별반 다를 것 없이 제한된 범위에서 휴일을 보내기는 하겠지만, 휴일만큼은 마음 가볍게 즐겨갈 수 있는 놀거리 먹거리를 생각해 다는 것은 결코 욕심은 아니지 않을까, 오늘은 일주일 내내 화창한 전형적인 봄 날씨이다. 공원 산책을 덤으로 얻은 휴일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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