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다시 월급쟁이 직장인이 되었다
새로운 직장 출발선에는 두려움이 존재했다
8년 만에 월급쟁이로 다시 돌아왔다. 한 달이 되면 꼬박꼬박 급여가 지급되는 월급쟁이가 제일 마음 편하다고 자영업자는 직장인들에게 흔히 말들을 한다. 보통의 직장인들 대부분은 월급을 받는다. 물론 예외적으로 회사의 근로기준 계약상 비정규직 일 경우 시급으로 책정되어 한 달에 한번 월급 명목으로 수령받는다.
2013년 12월 말 한국 회사를 퇴직하고 캐나다로 이주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시급제로 직장생활을 채워왔다. 대부분의 캐나다 직장은 시급제로 운영을 한다. 물론 월급제도는 존재 하지만 극히 일부 업체에 지나지 않는다. 시급은 2주에 한 번씩 급여가 지급된다. 캐나다는 두 가지 형태로 분류가 된다. 고정적으로 주 40시간 이상 일이 주어진 정규적인 full time job과 정규직보다 짧은 시간을 임의로 정하여 몇 시간 동안만 일하는 part time job이 있다. part time job일 경우에는 수입이 많지 않아 세 칸 잡이라는 또 다른 잡을 잡게 된다.
시급제는 정해진 업무 시간 동안 사소한 담소나 개인적인 행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월급제도 사실 업무시간만큼은 일에 집중을 해야 하는 원칙이 시급과 별 다른 차이가 없지만 가끔은 정해진 일에서 벗어나 융통성 있게 가벼운 담소나 휴식이 존재되어 갔다. 캐나다 직장은 별도의 휴식 시간과 점심시간을 근무에 포함하는 업체가 많지 않다. 대부분 근무시간과는 무관한 직장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점심시간 또한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다. 점심까지 제공하는 회사는 식당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기 때문에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택시를 타면 요금 미터기를 의식을 한다. 특히 차가 정체될 경우 미터기 요금을 민감하게 주시한다. 어느 지역을 가기 위해 미터 요금제가 아닌 일정 금액을 결정하고 택시를 타고 갈 때가 있다. 차가 정차되거나 미터기 요금에 신경을 쓰지 않고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가게 된다. 시급과 월급이 택시 요금제와 같은 시간적 일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면 제일 이해가 쉬워질 것 같다.
지금 2주일간의 수습 기간이다. 차분하게 한 해를 보내려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인수인계로 몸과 마음이 바빠졌다. 2주간의 수습기간을 마치고 나면 새해 1월 1일부터 정직원이 된다. 8년 만에 월급쟁이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물론 시급과 월급이라는 급여체계에 장단점은 있겠지만 월급제는 느슨함과 함께 시간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만족감을 가지게 된다.
한국 기준으로 정해진 퇴직 연령이 몇 년 남지 않았다. 전문직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백세 인생이라는 수명 연장과 맞물려 퇴직의 나이는 사회의 제도하에 떠 밀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 후 실업자가 된다. 퇴직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새로운 직장에서의 새 출발은 사실상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근무형태 또한 이전에 직업과 연계된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형태의 직장도 아닌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낯설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필요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에 가끔은 봉사활동을 생각해 왔었다. 청년시절에는 종교활동을 통해 대부분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곳에서 또한 아내를 만났다. 지금 젊은 시절 봉사를 해 왔던 곳에서 돈을 받는 직장인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1.2차 면접할 때마다 직장 성격상 많은 사람들과 부딪칠 수 있는 여건이 다분한데 상처 입지 않고 지혜롭게 친교를 이루어 나갈 수 있겠냐는 우려가 면접관들마다의 쟁점이 되어갔다. 면접이 이루어지기 전에 자기소개서에 "감정노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공약 같은 의지를 먼저 밝혔다. 어느 정도 일의 관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내 생에 이력서와 면접은 물론 직장생활의 시작까지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직장생활을 통해 자기 계발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다. 예전처럼 성과를 위한 계발이기보다는 마음의 평화를 함께 누려가는 일에 우선하고 싶다. 그동안 많은 시간 직장이라는 곳에서 숙련된 시간의 밑거름이 성숙한 직장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어가리라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아침 출근길을 힘차게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