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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ul 19. 2022

나는 직장에서 청일점이다

청일점보다는 홍일점이 있는 사회가 익숙했다.

일점이란 많은 남자들 속에 있는 한 여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이라는 것을 누구나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 이와는 달리 청일점은 홍일점의 반대되는 개념의 반의어를 가지고 있다.


예전 직장은 대부분 성별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여자 직원수 홍일점에 가까울 정도로 남자수가 월등이 많았다. 사실 남자 직원들 사이에서 홍일점은 여왕 같은 존재감에 가까울 정도였다. 여성으로 힘들거나 아니면 불편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일이 생겨나면 남자 직원들 사이에는 의례히 여직원에게 배려라는 마음을 아낌없이 품었다. 이처럼 홍일점을 대하면서 남자들은 반전된 청일점을 꿈꾸기도 했.


일반적인 모임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임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여자보단 남자수가 월등이 많은 우위차지했다. 이유인즉, 과거는 여성 사회 진출이 남성에 비해 적었고 현재는 양육이라는 여성의 무거운 짐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홍일점에게 여왕 같은 존재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왕이라는 호칭의 에는 힘들고 슬픈 애환이 있었다. 술자리 강요, 성희롱 등등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의식적인 풍조, 여자를 동료가 아닌 꽃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도 결정적인 한몫을 한다. 남자들의 눈과 행동은 대부분은 그랬다. 예로부터 탈피하지 못한 일그러진 조직문화와 함께 남성문화는 회식이라는 목적을 이용해 술 문화까지 포함시키는 또 다른 단면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직장에서는 어떨까, 가끔은 남자들 사이에서 꽃밭에 남자가 되고 싶다는 로망을 이야기하곤 했다. 나는 지금 꽃밭에 남자라는 청일점이라는 별칭을 달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 로망으로 생각했던 청일점과는 관계없이 남자라는 이유에서 남성 집단과는 달리 희생이 필요한 부분이 주어졌다. 주로 여자가 하기 힘든 일들은 청일점과는 무관했다. 대체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르는 일을 비롯하여 크고 작고, 사소한 부분의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 세상은 홍일점은 될 수 있어도 사실 청일점은 곤란하지 않을까, 홍일점은 여왕이라면 청일점은 투명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단편적인 결론을 경험을 통하 얻어내게 된다.


직장에서 청일점 적응은 어려움이 있다. 이전의 남자가 대다수인 직장 생활이 아직까지도 익숙함으로 남아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완전히 예전과는 달리 탈바꿈된 반대의 성(性)직장생활은 사실 적응을 위해서는 인내와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 여성이 대부분인 직장에서 청일점이라는 위치는 새로운 충격을 맞이한다. 가끔은 ‘일이 힘들고 싫어서’가 아니라 ‘분위기가 싫어서’ 중도 하차하고 싶은 갈등을 겪어갈 때가 많다. 어쩌면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같은 성별의 부재로 인해 얻어지는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한계일 수도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체면을 걸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내공의 힘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 백이라는 말을 슬기로운 대처방안을 가지고 깊이 있는 탐색 작전을 가져보게 된다. 분명 반대의 성을 전술로 탐독해 보일반적인 이론만으로 실전을 감당하기란 역부족인 날이 많다. 


직장에서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융통성 있게 일 처리를 해나가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융통성이라는 범주가 여자와 다른 구조의 뇌를 가진 남자만의 키워드일 수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여성들의 일하는 방식은 꼼꼼하고 섬세함에 있었다. 여성 상사의 경우는  잊어버렸던 과거의 실수까지도 다시 말해주는 곤혹스러움의 형태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는 생각은 반대의 성이라는 선입견으로 가끔은 확대 해석을 하게 된다.

 

지금도 어느 직장이든 균형을 잃은 성비율로 인해 해결할 수 없는 무언의 숱한 사연들이 갈등으로 존재되어 가지는 않을까 싶다. 사회는 성비율이 좀 더 보편 되고 공평된 서로의 성을 인정해줄 수 있는 균형 있는 관대한 사회로 정착되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얻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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