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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May 12. 2022

If

만약이라는 과거를 포장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겠지, 늘 후회를 가져온다. 좀 더 잘했으면 만약에 라는 과거의 불확실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만약에 내가 그때 그 일을 계속했다면 결과의 추리력은 늘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생각 끝엔 왠지 허탈감이 들었다. 만약이라는 여지를 늘 담고 사는 것이 습관적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방금 지나간 일까지 후회를 한다. 버려진 시간처럼 일상의 한 부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난 끝 맛이 늘 그렇게 와닿았다.

"만약 내가" 항상 불가능한 것들을 가정하는 좋지 않은 습관은 미련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시간을 꺼꾸러 내려놓다 보면 무엇인가 석연치 못한 것이 있었다. 미련도 후회도 없는 완벽한 삶은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았다. 방금 지나간 일조차 영혼 없이 뒤돌아 보는 일에 익숙하다. 행하고 나면 어떤 것 하나 흔쾌하고 완벽하지 않았다. 과거의 시선에는 "조금만 "라는 여지를 남겼다. 현재의 최선이 또 지나고 나면 모자라고 채워야 할 부분이 생겨날 것이다. 어쩌면 지나친 욕심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의 이 길을 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데 만약이라는 또 하나의 불가능한 가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늘 내게 충만했던 시간이 최상이었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깊이가 본질을 잃어간다. 살다 보면 지나간 것들에 후회가 커져간다. 지나간 것은 그냥 지나간 과거 행적으로 담아 고, 오늘과 미래라는 시간지향하는 생각의 습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지금 이 순간이 더욱더 애틋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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