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매번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챙겨가다 보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올 때에는 모자란 부분보다는 오히려 남겨오는 일이 다반사이다. 숙식을 현지에서 해결할 경우에는 심플하게 불필요한 짐의 무게를 줄일 수는 있지만, 사람들마다 여행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사 먹는 것보다는 산과 바다라는 분위기에 맞게 캠핑하는 기분으로 음식을 현지에서 해 먹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우리 가족의 이번 여행도 후자 쪽의 의도가 압도적이다.
캐나다 여행은 한국 여행지와는 달리 현저한 차이를 두고 있다. 한국의 고속도로 선상 요소요소에 휴게소가 있는 것과는 달리 캐나다 고속도로 선상에서의 휴게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톨케이트를 빠져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휴게소 형식의 주유소와 맥도널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있지만 식당 같은 곳을 찾기 위해서는 도심으로 옮겨가야 가능하다. 물론 문화적인 측면과 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 쉽게 이해가 될듯하다.
국경을 넘는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는 우리가 생각해 낸 음식과는 전혀 다른 맛에 실망이 생겨날 때가 있다. 여행 중에 한두 끼 정도는 서양 음식으로 대신한다고는 하지만, 한국사람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다. 현지에서 이러한 음식의 부족한 부분은 한국 음식으로 채워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나면서 여행 가방 부피가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는 없다.
집 냉장고에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일부 음식물까지 여행가방에 합세했다. 2일간의 여행 중 2식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면 충분한데 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처럼 차 트렁크에 빈틈없이 먹을 음식으로 가득하다. 설상 다 먹지 못하고 남겨올망정 욕심을 챙겨가는 안 좋은 습관이 언제부턴가 생겨났다.
1박 2일 여행 중에 사용할 생활필수품
어젯밤 미리 싸놓았던 여행짐을 챙겨 아침 일찍 여행지를 향해 떠났다. 여행지의 최종 목적지는캠룹스(Kamloops)라는 도시이다. 아들이 캠룹스 근교 대학에출장 계획이 있어 우리 부부도 여행 형식을 가지고 아들과 함께 동행을 하였다. 캠룹스는 인구 십만 명 내외로 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조용한 도시이다. 밴쿠버 집에서캠룹스까지의 거리는 350km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대략 경주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하면 거리감에 대한 이해가빠를 듯하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한 탓에목적지인 캠 롭스까지는오전11시도 안 되어 도착을했다. 목적지에도착하여 점심으로 공원에서 바비큐를 해먹기로 했다. 우선 불 사용 가능한 공원을 찾다가 도심 인근에 있는 Riverside park라는 공원을 찾을 수가 있었다. 공원에 도착한 순간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예전에 장거리 여행 도중에 고속도로 톨케이트를 빠져나와 휴식 겸 잠시 들렸던 공원이라는 기억을 찾아냈다. 공원일부는대내적인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사로 인해공원의 아늑함보다는 왠지 부산하고 불안정한 느낌이 먼저 다가섰다. 공사장 부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쪽으로 걷다 보니 피크닉 테이블이 보였다.
캠룹스(Kamloops) Riverside park
테이블 위에 우선 삼겹살과 부스타를 먼저 올려놓았다. 한국인들에게야외에서의삼겹살은 더 이상설명이필요 없는 존재감을 가진 국민의 대표 음식과도 같다. 공원에서 강과 풍경을 마주하면서 삼겹살을 맛있게 먹었다.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는 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인접해 있었다. 때마침 식사가 끝난 시간과 호텔 체크인 시간이 절묘하게 맞았다. 호텔은 캠록스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 지형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들은 호텔 도착하자마자 짐을 황급하게 내려놓고 타고 온 차를 타고 출장지인 대학교로 떠났다. 우리 부부도 호텔을 나와 도보로 십분 정도에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도심 관광에 나섰다.
캠롭스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는 성당
캠롭스 다운타운 진입초에 아담한 성당 건물이미지가 강하게 풍겨왔다.성당 안은 생각했던 것처럼 아담하고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었다. 어쩌면 가톨릭을 신앙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성당 안까지 들어갔었는지 모른다.
성당을 나와 시내 중심으로 접어들었다. 도심에는 대표적인 카페가 항상 존재한다. 스타벅스나 캐나다 국민 카페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팀홀튼(Timhortons) 같은 유명 카페가 그곳이다. 스타벅스에 들려 커피를 주문하고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내는 의자에 앉자마자 핸드폰 속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참의 검색한 결과 맛집을 찾았는지 여행의 기분도 살릴 겸 가격에 관계없이 유명한 맛집 들려 저녁 식사를 하자고 한다. 검색한 맛집은 스타벅스에서 오분거리에 있는 파스타 전문점이다. 아들에게는 일이끝나는 5시경 파스타 집에서 만나기로 미리 약속을 해 놓았다.
피터의 파스타(Peter's Pasta) 레스토랑에 영업시작 1시간 전인 4시에 도착했다. 맛집이란 명성에 맞게 파스타 맛을 즐기기 위해 일찍부터 손님들이 긴 줄로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특이하게 영업시간은 오후 5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짧게 영업을 하고 있었고 토. 일. 월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공휴일을 이용하여 파스타 맛을 즐기려는 손님들에게는 한층 더 아쉬움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피터의 파스타(Peter's Pasta) 레스토랑은 현재 Barry와 Nicole Persaud 부부가 1986년도에 친정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운영 중이라고 한다. 식당 내부 벽면에는 피터의 파스타 집 부부의 가족사진이 내걸려 있다. 맛집이라는 느낌이 입맛을 더 돋우는 느낌도 들지만, 사실 느낌 이전에 실질적으로도 맛은 있었다. 파스타 가격은 종류별로 다소 가격차이는 있지만 보통 27불 정도의 가격대이다. 다른 파스타 전문점 가격에 비해 좀 비싼 느낌이 있지만 지불 비용만큼 파스타에 훌륭하게 맛을 입혔다. 가격은 비싸지만 본전 생각은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행은 볼거리, 즐길거리 이외에도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도 상당 부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여행을 하는데 중요한 3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그때 먹었던 파스타 맛을 기억 속에 다시 찾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