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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Sep 17. 2024

혼자 찾아가는 추석여행

추석여행 중에 자장면을 만났다

추석을 하루 남겨놓고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혼자 가벼운 차림으로 경기도 근교로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운전석에 앉아 어디로 갈까 잠시 갈 곳을 고민하던 중 파주 마장호수 출렁다리를 요일 전 소개한 글이 떠올랐다. 시내 차량 흐름이 비교적 여유롭다. 차는 고속화 도로 방향으로 진입했다. 흐름이 다소 느리기는 하지만 명절연휴를 가만하면 양호한 편이다. 운전도중 갑자기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어젯밤에 먹었던 술로 숙취가 싶게 떠나질 않는다. 이럴 때에는 얼큰한 해장국을 먼저 생각할 텐데 오늘따라 몸에서 갑자기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 가다 보면 큰 길가에 중화요릿집을 만날 예감의 희망을 걸었다.


일산으로 가는 방향맞을 법한테 내비게이션은 동부간선도로를 통과하는 의정부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다. 왠지 가까운 거리를 두고 돌아가는 느낌이다. 내비게이션의 방향대로 의정부를 지나 송추 IC를 빠져나왔다. 가는 방향은 낯설지 않은 장흥유원지를 지나가고 있었다. 이곳 유원지를 중심으로 한때는 많은 행락객들로 붐벼 났던 곳이기도 하다.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건물은 낡을 때로 낡아있고, 많은 상가 건물에 패업을 알리는 문구가 걸려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세월의 흔적이 분명했다. 그때는 나도 젊었고 지금은 나와 같이 나이를 닮은 건물의 모습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때마침, 도로 제법 큰 중화요릿집이 눈에 들어온다. 식당 안에는 여유의 자석 테이블이 아직은 개나 남아 있었다. 대부분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는 춘장과 단무지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꽤나 많은 시간을 기다린 듯 손님들의 표정이 무겁고도 지루해 보인다. 점심시간이한꺼번에 식당으로 몰려든 현상 때문인 듯하다. 여유 테이블이 하나가 남아 있지만 왠지 혼자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음식을 주문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져 온다. 중화요릿집에 가면 짜장과 짬뽕의 선택점에 놓여 항상 고민을 된다. 오늘은 단연코 자장면을 먹겠다고 결정하고 들어 갔지만 여지없이 자장과 짬뽕을 사이에 두고 결정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고민할 여유도 없이 종업원이 물을 가지고 와  주문할 음식을 물어본다. 망설일 시간도 없이 자장면을 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말았다. 자장을 먹으면 다음에는 짬뽕을 먹어야겠다고 기억해 두지만 오늘 같이 자장면과 짬뽕을 두고 반복된 고민을 하게 된다. 자장과 짬뽕의 관계는 은근히 선택이 쉽지가  않았다. 어떤 날은 자장면이라 말했다가 짬뽕이라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 옆 테이블 손님 한분도 짬뽕을 시켰다가 자장으로 메뉴를 변경한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짬짜면이라는 신메뉴가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어쩌면 먼저 주문한 손님보다 자장면이 먼저 나올 가능성이 컸다. 예상했던 생각이 적중했다. 먼저 와서 음식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받아가며 테이블 위에 자장면이 배달되었다. 왠지 새치기라도 한 느낌이 든다. 미안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먹는 속도를 빨리했다. 채 3분도 걸리지 않고 쫓기듯 먹어 치우고 식당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3분 동안에 먹은 자장면의 맛은 평생 동안 기억할 맛이 될 것 같다.


자장면은 가끔씩 생각이 나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가끔씩 먹으면 자장면도 별미에 속한다. 예전에는 식사 대용보다 간식 대용으로 많이 먹었다. 일단은 가격이 싸고 빠르게 주문하여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때문이다. 지금은 일반 음식의 가격과 대등한 몸값을 과시한다. 과거에는 밥심에 산다고 했다. 밥이 아닌 밀가루 음식은 분식으로 분류되어 한 끼 식사로 인정을 해주지 않았다.


추석전날인데도 가족 단위로 출렁다리를 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9월 하고도 중순인데 햇살이 너무 뜨겁고 습도가 짜증날만큼 높은 날씨이다. 가을 햇살의 느낌은 전혀 없다. 아직도 떠나지 않은 여름의 잔재가 원망스러울 정도의 날씨이다. 사람들은 출렁다리 위를 걸으면서도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해 출렁이는 다리를 느껴 볼 여유도 없이 햇살을 피해 걸음이 빨라졌다. 이런 날은 햇살을 피할 양산이 필요한 날씨이다.

마주 오 사람들의 발길이 잠시 멈추어졌다.

이 틈을 이용해핸드폰에 출렁다리 사진을 황급하게 담았다. 사진을 찍는 순간 가족톡에 전송을 했다.

"아빠 저 여자 누구야"

황급히 찍은 시진에 정체불명의 여인(?)

자세히 확대해서 보니 학생인 것 같기도 하고 성인 여성 같기도 하다. 혹시나 중년여인의 모습이라도 찍혀다면 아빠의 동행인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겨 날 수도 있을 만한 사진상에 구도가 조금은 애매했다.


사람들은 출렁다리를 갔다 오자마자 전망대 그늘을 찾아 앉았다. 뜨거운 날씨로 인해 출렁거리는 다리의 느낌보다 햇빛을 피해 앉는 것이 우선이 되었다는 표정이 영력 하다.


마장호수를 빠져나와 인근에 있는 보광사에 잠시 들렸다. 사찰 앞마당에는 국화가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불자들은 강한 햇살을 피해 경내 툇마루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찰의 향기는 고즈넉한 가을 풍경이 사실 제맛이다. 계절적으로도 선선한 가을바람의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시기인데 산기슭에도 여전히 여름이 깊게 덮고 있다.


캐나다로 돌아갈 날을 일주일을 남겨놓고 있다. 막상 시간이 가까워 오니 남은 시간 동안 소중한 것들을 눈에 담기에 바빠졌다. 추석연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 근교를 찾았다. 길거리 교통의 혼잡 또한 귀성길 못지않다. 평상시와는 달리 길거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에는 차박이라도 할 요령으로 떠나왔다. 무더위에 대한 저항 때문일까, 갑자기 귀찮음으로 바뀌어 방향을 집으로 바꾸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만 같았지만 할 수 없었다. 추석 명절여행은 가족단위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위기에 혼자 여행지를 다닌다는 것도 사실 처량해 보이는 느낌도 들어 집으로 향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여행지를 향해 갈 때와는 달리 서울 방향으로 돌아가는 통일로 주변 차량 흐름은 우려했던 것보다 비교적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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