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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찾은 김의 추억과 맛, 캐나다에서의 김 이야기

"김, 간식에서 한 끼의 주인공으로"

by 김종섭

해외 마트에 가서 한국 제품을 찾는 일은 마치 보물 찾기처럼 흥미롭고도 즐겁다. 특히 코스코트에서 다양한 한국 제품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 발견의 의미와 기쁨은 크다. 매번 새로운 제품을 찾으며 때로는 그것들을 구매해 추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오늘은 진열대 앞에서 보고도 지나쳐 버릴 뻔했다. 쉽게 한글이 눈에 띄지 않았고 박스에 상품 이미지 사진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조건적 상황이었다. 해외에 수출되는 김의 맛 별반 다를 것은 없지만, 집에 먹던 김도 떨어져 한 박스를 구매 결정을 했다.


작년, 한국에서 출국하면서 사온 김을 들기름에 구워 먹었을 때의 그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맛에 짭조름한 맛까지 더해져, 김 하나만으로도 한 공기 밥을 쉽게 먹어 치울 수 있었다. 김은 나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도 떠오르게 한다. 동네잔치나 특별한 생일잔치 상에만 올라오던 김은 그때 나에게 어른이 되면 마음껏 먹겠다는 꿈을 품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김이 흔하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 시대다. 김은 이제 단순히 한 끼의 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그 맛과 형태도 무한히 확장됐다. 김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것은 가공 방법의 발전 덕분이다. 김은 이제 그 종류와 맛에서 더욱 풍부해졌고,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한국에서 출국할 때, 케리어에 김을 챙기는 일은 나에게는 이제 거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나의 김 사랑은 대단하며, 해외에서도 그 맛을 찾으려는 열정은 변하지 않는다. 예전에 아들 친구가 진도에서 부모님이 양식하는 김을 선물로 수북이 가져와 일 년 내내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다양한 종류의 김이 해외에서도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있다.


오늘 코스코트에서 사 온 김은 밥과 함께 먹기에는 조금 싱거웠다. 아내는 외국인들이 도시락에 가끔 김을 싸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외국인들에게 김은 반찬이 아니라 간식처럼 김자체만을 먹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먹는 음식에 비해 짭조름하지 않은 맛을 수출상품으로 우선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은 한국인과 다른 김의 용도의 차이가 있기는 했다. 어떻든 한국인들에게 김은 간편하고 맛있는 반찬식으로 자리 잡은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가장 많은 수출 실적을 달성한 품목이 김이라고 한다. 작년 김은 9억 97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2023년에는 SNS를 통해 해외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김 먹방이 유행하면서 김의 인기가 크게 증가했다고 어느 정보 매체는 전하고 있다. 이렇게 김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이제는 라면만큼이나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다.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아내는 종종 도시락에 김을 싸서 주었다. 김밥을 싸는 일을 번거롭지 생각지 않고 정성이 묻어 있었다. 그때 김밥을 싸주던 아내의 손길은 또 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 또한, 어릴 적 소풍이나 운동회 때 어머니가 싸주던 김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이처럼 김은 그 자체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 삶의 추억과 정서를 담고 있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해외에서도 그 맛을 느끼며, 김은 여전히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닌 추억이 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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