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어강사가 '호피폴라'의 '너의 바다'를 들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여기까지 올 수 있으려나 싶었지. 살면서 아무런 기대가 없었거든. 당연한 거 아니야?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의 바다는 너무 차갑고, 어둡고, 휘몰아치는 물살에 심연으로 영원히 빠질 것 같이 무서운 곳인데. 그래서 누구도 오지 않았으면 해서, 나를 찾지 않았음 해서, 그 깊은 바다의 밑바닥에 나를 꼭꼭 숨겨놓았지. 그런데 겁 없이 들어온 너의 무심한 유영에 폭풍 같던 나의 바다는 일순간에 고요해진다. 그리고 너는 점점 나의 심연으로 유유히 다가온다. 너는 도대체 어디서 온 누구야? 이 끝도 없이 검은 바다가 무섭지 않니. 이렇게 볼품없이 꼬인 날 보면서도, 나의 어둠에 잠겨가는 게 두렵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