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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Dec 27. 2022

글을 쓰는 값진 도전.

글지으니의 이야기

"이제 또 글 써야지! 두 번째 책 쓰고 있어?"


계속해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지만 아침마다  일어나서 뻘짓을 한다고 말하던 남의 편인 남편은 첫 번째 책을 쓴 것이 2년이 넘어가니 남편 하는 말에 나도 생각을 했었다. 글은 써야 느니까 쓰고는 있는데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생각하고만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할지 생각이 났다. 이제는 나와 같은 한 사람에게 글은 왜 써야 하는지, 쓰면 어떤 것이 좋은지를 더 알려줘야겠다. 


내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중년에 '제2의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늘  생각하던 나는 엉뚱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일을 찾는 재테크 책을 보다가 점점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니 남편은 대책 없고 불같이 화를 내고 강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지금 순한 사람이 되기까지 나는 부러지지 않기 위해 나를 죽이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결혼하면서 나를 잊고 살았던 그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러면서 나를 찾는 글쓰기가 되었다. 



평범한 엄마인 나는 아이들이 커도 엄마는 재무 장관으로 살림이 어렵다면 그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위해 살기보다 가족을 위해 살다 보니 내 존재가 초라하게 보였다. 결혼 전에는 철없는 부잣집 막내딸로 힘든지 모르고 사랑만 받고 살았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나는 없고 매일 화내는 남편과 싸우고 시어머니에게 타박만 받다 보니 내 자존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려고 아등바등 살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른 체 하루하루만을 위해 사는 것 같았다. 



철부지 막내딸로 경제관념도 없었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사업으로 빚을 갚으면서  하루하루 살기가 바빴다. 그러던 나는 어느 정도 빚을 갚고 나니 세상은 열심히만 산다고 다 잘 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상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으며 '제2의 인생은 어떤 일을 하면서 더 잘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 성향이 그래서 그런지 더 잘 살기 위해 경제적인 것보다 나를 찾는 글쓰기를 하게 되었다. 글을 쓴다고 벌기보다 돈을 쓰고 시간을 주면서 나를 사랑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비록 경제적으로 더 풍족하게 벌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시간을 주고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은 큰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책을 출간하고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가 내 책을 사주었다. 활동적인 일을 좋아하는 동료는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갈 때 내 책을  읽고 같이 공감되어 울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말해줘서 내가 바라던 공감을 나눌 수 있어서 그저 좋았다. 


그리고 내 책에 소재가 되었던 어릴 적  동창들과 송년 모임을 하면서 "시집에 혼자 있어서 얼마나 힘들었니!" 하며 각자 그 때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면서 한 친구는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왜 창피하다고 생각했냐!"라고 했다. 나는 자격지심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각자의 선입견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 세상에서 자신을 판단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나는 내 세상에 갇혀서 내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서 책을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기 전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만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내 목표가 생겼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더 이상 내가 초라하게 되지 않도록 더 당당하고 멋진 나를 만들려고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잘 살고 행복해 보였지만 내 마음은 내가 알고 있었다. 내가 행복한 것은 경제적인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로 당당하고 만족스러운 일을 통해서 더 성공해지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나는 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와 다른 남편을 더 이해하려고 했다. 


결혼해서 남편의 첫 생일에 내가 그린 선물


나는 남편에게 "우리는 성격이 같으면서도 틀리다"라고 했다. 그러면 남편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해 주었다. 그렇다. 남편과 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 주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말은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사랑이 존중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 것 같다. 부부와 자녀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하는데 그 존중이 빠졌다는 것을 나는 느끼게 되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나를 찾기 위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아갔다.  글을 써보니 내 성향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남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경제적인 것을 떠나서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나로서 당당하고 멋진 일을 만드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 되었다. 


비록 지금은 글을 쓰는 것이 풍요로운 것과 좀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아 글을 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동안 열심히 산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감사하며 살고 있다. 


내 책을 이렇게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복잡하고 슬픈 감정도 좋은 생각으로 정리하게 했다. 그리고 글을 쓰며 울기도 하면서 나에게 힐링이 되어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글은 나에게 좋은 감정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빠른 시일에 큰 부자는 안되어도 글을 쓰고  책이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니 마음은 큰 부자가 된 것 같다.




엄마로 나는 이 세상에 아이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에게서 나로 돌아와 이 세상에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며 나를 찾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도 크면 엄마 품을 떠나 독립적으로 살아야 행복하듯이 엄마인 나도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엄마의 딸로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그 소중한 존재로 살기 위해서 지금 내 감정이 어떠한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그 감정을 도닥거리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당장 생활을 위해 일을 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하지만 나를 위해 그래도 아침 새벽에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도닥거리는 그 시간만은 만들려고 한다. 그 시간을 만들고 글을 꾸준히 쓰는 것도 쉽지 않지만 아침 시간에 우선순위로 글을 쓰려고 한다. 힘든 만큼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값지고 어려운 도전을 나는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지금도 나와 같은 엄마들에게 글이 주는 힘을 알려주기 위해 또 글을 써야겠다. 나를 위해 나 같은 엄마를 위해 그 도전을 응원해 본다. 평생 엄마로만 살 뻔했다.












© hannaholinger,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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