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게 끌려다니는 것은 무엇일까? 내 주장과 의견은 무시된 체 다른 사람의 주장에 이끌리는 것을 말할 것이다. 그렇게 내 생각과 주장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끌려다닌 시간들이 나에게는 있었다.
나는 결혼하면서 남편의 주장만을 강요받고 내 의견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가부장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남편은 큰아들로 무엇보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이 한 가정을 꾸리는 것만큼 중요했다. 그러면서 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힘든데 두 가정의 역할을 해 내느라 나는 심적으로 더 지쳤다.
한국에서 여자는 시집간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었다. 막내딸로 나이가 들어도 철 없이 지내다 결혼을 했다. 그런데 나는 어디로 갔는지 나를 찾을 수 없었다. 살아내느라, 참아 내느라, 이해하느라, 배려하느라 나는 있었지만 나를 위한 시간과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누가 그렇게 살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내 덫에 걸려 어쩔 줄 모르고 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크면서 이제는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코칭을 배우기 시작했다. 코칭을 시작하면서 코칭 질문에 "살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어요?" 하는 말에 "결혼"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면서 목이 메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데 나는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고 주변 사람들로 내 시간들이 채워졌다. 그래서 나는 이른 아침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갔다. 하지만 내 생각과 감정보다 남편의 생각과 감정이 우선이 되는 갈등은 계속되었다.
큰 아들인 남편은 결혼하고 분가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은 본가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겠다고 결정했는지 내 생각을 묻기보다는 무조건 따라오지 않으면 나쁜 사람처럼 말했다. 나는 막내딸로 부모님을 모시기보다는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고 내 할 일만 잘 해내면 되는 주도적인 환경에서 결혼으로 빚어지는 남편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25년 동안 매주 시댁을 방문하고 명절 때면 시댁에서 몇 박 며칠을 지내면서 내 속은 문 들어졌다. 그렇게 나를 찾고 싶어서 책을 읽으며 위로받고 글을 쓰면서 치유라는 경험을 했다. 그 경험으로 내 마음은 많이 회복되었지만 남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코칭을 꾸준히 하면서 우연히 리더 코치와 내 문제를 이야기할 때가 있었다. 코치는 "둘이 손을 꼭 잡고 상담을 받아 보라"라고 했다. "남편은 자기의 생각이 맞다는 굳은 신념이 강한 사람이기에 상담을 받지는 않을 거라고" 나는 말했다. 그러면 내가 "심적으로 많이 성숙해서 그것을 포용할 수밖에 없다"는 코칭을 받았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라는 심리 상담자의 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상담받고 싶었던 주제가 보였다. "다른 사람에게 끌려다니지 말라"는 글을 읽으며 결혼으로 그동안 내 생각보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생각에 나는 끌려다녔다. 그러나 5년이 흐르는 동안 남편은 내 생각을 조금씩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나도 다른 사람에 무작정 끌려다니지 않으려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면을 단단히 하고 있다.
내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자잘한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한 수 위가 된 것은 그동안 책을 읽고 글을 써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에는 AI라는 툴도 있어서 문제의 답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힘든 현실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것은 그냥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내공을 쌓아야만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현실의 자잘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며 또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