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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Centered Innovator Jul 03. 2017

평생 공부 어떻게 할까

서비스 디자이너를 위해 정리한 칼럼 '개발자의 평생공부'

최근 읽은 글 중 공감한 칼럼으로 임백준님이 기고한 '개발자의 평생공부'가 있다. 이 글은 소셜을 통해 여러 채널에서 소개되어 많은 분들이 읽었고, 저 역시 UX스토리텔링 페이지에 공유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칼럼을 임백준님의 허락 하에 서비스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와 마케터, 경험 디자이너 등에 좀 더 익숙하도록 재정리한 글입니다.



평생 공부하는 건 모두에게 주어진 일이다. 물론 디자이너, 기획자 등도 마찬가지이다. 공부를 위한 활동은 어디서나 이루어진다. 오프라인에서의 세미나와 스터디 등은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여러 형태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활동의 형태나 다양성 보다 중요한 건 공부의 방향이다.


서비스 디자이너에겐 다양한 방법론과 툴들이 끊임없이 소개된다. 그에 대한 의견이 커뮤니티와 타임라인에 쏟아지고 그에 따라 결국 조급해지기도 쉽다. 물론 이에 대한 학습도 필요하고 그 비중 역시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타임라인에 소개되는 넘쳐나는 도구와 기술을 모두 아는 사람이 좋은 경험 디자이너 또는 서비스 기획자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트렌드를 좇겠다는 부분에 치우치다 보면 본질적인 학습 능력을 키우는 쪽을 잊기 쉽다. 따라서 트렌드를 좇느라 파편적 지식 획득에 점점 빠져들게 되면 곤란하다. 파편적인 지식은 파편적인 태도만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고객(사용자) 인사이트가 반영된 문제 해결을 어떻게 구현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을지 찾아내기 위한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다. 공부는 본질에 다가서려는 노력이다. 서비스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관점은 역시 본질적인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트렌드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평생 공부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학습에 대한 일상적인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며 깊은 통찰이 자연스럽게 생길 때 본질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디자인 씽킹을 위해 직관과 분석의 균형이 필요하듯,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학습의 방향 역시 부지런함과 철두철미함의 균형이 요구된다.


특히 대부분의 새로운 디자인 툴과 방법론을 업무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공감대의 형성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방향에 대한 취지와 이해는 당연하며, 실행을 위한 학습 과정에 대해 사람들이 동의하고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최근 자주 언급되는 프레이머나 스케치 등의 프로토타이핑 툴을 실제 프로젝트에서 활용하려면 (개인 활동이 아니라면) 프로젝트 소속원들의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공감대는 이해와 절차는 물론 새로운 학습을 위해 모두가 시간과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는 부분이 대부분 포함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내가 속한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고 중요할 수록 이러한 접근은 쉽지 않은 일이 된다. 게다가 이 공감대는 디자이너 간의 동의는 물론 서비스 기획자와 개발자 등과의 협의 역시 의미한다는 건 현실에서 부딪힐 수 있는 흔한 상황이자 어려움이다.


이 쯤 되면 실력이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키울 것인지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개발자의 평생공부'는 다음의 사례로 설명한다.


'나는 프로그래머다' 컨퍼런스에서 한 참석자가 ‘실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실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생각해보자고 대답했다. 우리는 종종 실력을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의 총량으로 착각한다. 실력과 지식의 총량은 희미한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무관하다. 진짜 실력은 임기응변이기 때문이다. 실력은 주변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집중력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채는 감각이다. 처음 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임기응변, 집중력, 감각, 그리고 능력은 이미 알고있는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 감내해온 고통, 불면의 밤, 좌절, 환희, 이런 것으로 점철된 뜨거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실력은 지식의 총합이 아니다. 고통의 총합이다.

여러분이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가 누가 공유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링크를 저장했다고 하자. 영원히 볼 일이 없는 글을 저장하는 행위는 쇼핑몰 사이트에서 위시리스트나 보관함에 마음에 드는 상품을 담는 심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즉, 그것은 공부가 아니라 쇼핑이다. 쇼핑과 눈팅이 자체로 의미없는 일은 아니지만 그걸 공부로 착각하는 사람은 파편적인 지식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공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았으니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10가지로 짚어보자.


1.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다.

2. 회사에서 하는 일과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내용을 최대한 근접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라.

3.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한 다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그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4. 신기술을 좇는 메뚜기가 되지 말라.

5.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미리 획득하는 지식의 99%는 무용지물이다. 필요할 때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것이 능력이다. 그 능력을 키워라.

6.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rabbit hole)을 피하라. 토끼굴에 빠져서 한없이 들어가다보면 비본질적인 공부에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7. 겉만 핥는 것은 경박하지만 토끼굴에 빠지는 것은 우매하다. 둘 사이의 적당한 지점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개발자의 능력이다.

8.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반복적으로 읽고 암기하라. 나중에 큰 그림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

9. 항상 겸손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긍심을 가져라. 모든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사람들도 그대와 마찬가지로 불안해하고, 위축되고, 두려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긍심이란 그런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가짐의 다른 이름이다.

10. 혼자 하지 말고 함께 공부하라.



'개발자의 평생공부'는 결국 공부에 대한 강도만큼 미래의 성공이 보장될 수 있으며, 이는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 됩니다.


이 칼럼을 재정리하여 공유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제목이 개발자로 되어 있어 원 글을 그냥 지나친 경우입니다. 쉽게 쓰여져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만 매체의 성격과 제목으로 인해 놓친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개발 용어나 사례 대신 서비스 디자이너와 기획자에게 약간 더(정말 약간 더) 익숙한 관점과 내용으로 순서 및 분량 등을 정리하였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을 준비하며 학습에 대한 여러 생각을 했고, 이를 정리해 보려 준비하던 중에 칼럼을 읽었고 공유하겠다 생각했습니다. 임백준님께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정리된 이 글이 공감 되었다면 원문 칼럼을 읽어 보는 것을 다시 권합니다. 분명 디자이너와 기획자 뿐 아니라 개발자를 위한 시각에서 생각할 기회도 추가로 제공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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