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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융이라고 불립니다
May 31. 2024
한글공부
모국어가 한글임이 감사하다
요즘 새삼스레 한글 공부에 열심인 둘째 아들이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번역기를 돌려 직역한 단어들이 맞냐고 묻는다.
가끔, 직역을 하면 엉뚱한 단어가 나오기도 해서 이상하면 물어보라고 했더니, 책을 읽다가
"엄마"
"엄마?"
"엄마!"
하면서 10번도 더 부른다.
"
엄마, '직급'은 왜 '지끕'이라고 발음이 돼요?"
"
응? 받침이 자음이 있고 다음에 자음이 와서 그런가?"
"
엄마, 근데 '조건'은 왜 '조껀'이라고 해요?
받침도 없는데?
그리고 '보건'은 그냥 '보건'이라고 하잖아요."
"
어? 그러게 왜 그렇지?"
예리하다.
된소리? 격음화?
으아...
뭐지?
언젠가 국어시간에 배운 것 같긴 한데, 한국 사람이 "아, 이럴 때는 이렇게 발음해야 되지." 이러면서 말하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다 그냥 말하는 대로 하게 된 거지.
비록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위해 사이버대학의 한국어학과공부를 시작하게 된 나지만, 아직 설명을 할 정도로 가르치는 수준은 아니고,
언젠가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날을 기대하며 공부하는 중이긴 해도 아들의
질문들이
날카롭고 어렵게 느껴진다.
정신이 번쩍 난다. 그렇지. 외국인도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일단 아들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급히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보는데...
와
, 어렵다. 과연
옛날에
이런 것들을 공부해서 시험을 쳤나. 싶을 만큼.
한
글로 아무렇지도 않게 글을 쓰는 내가 참 대견하고도 감사하고...
진심으로 깊은 감사가 우러나는 요즘이다.
발목 골절로 인한 오랜 병가
끝에, 학교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침을 맞으며 회복을 한 후 그동안 여러 가지 삶의 변화가 있었다.
늘
"
나는 한국어를 잘해.
"
라며 독일 아이들에게 뽐냈던 기량을 더 뽐내며 KBS의 우리말겨루기에 참가해 1등은 아니어도 그래도 면이 좀 서는 2등을 했고(물론 어이없는 오답에 흑역사가 될 영상도 있지만)
덕분에 할머니, 엄마, 내 오랜 절친, 둘째 아들이 함께 나오는 영상을 추억으로 남겼고, 한글학교 우리 반 아이들의 응원 영상도 추억으로 남았다.
사이버대학교의 한국어학과의 편입생이 되었으며,
통역과
가이드 일도 시작해 보게 되었다.
둘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아이들을 다 키운 셈이 되어 이제 인생 2막이라고 공언했는데, 말대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공모전을 위해 글 쓰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는데,
오랜만에
설렌다. 이번에는 정말 내 글들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주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이어가려고 오랜만에 꺼내어 읽다가
더 쓸 생각은 않고 그저 재밌게만 읽다가,
중단이 된 부분에서
아 궁금한데... 하면서 더 쓰지 않았던 나를
나무랐다.
내 글을 내가 재밌어하는 건, 나만 재밌어하는 걸까? 다른 사람도 재밌을 이야기일까? 궁금하다.
갑
자기 찾아온 쉼의 시간들에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뭔가 다른 일상을 산다는 게 설레고 기대된다.
일단 다음 주로 찾아온 기말고사부터 끝내놓고... 브런치도 고정적으로 쓰는 작가가 되어보자!
그래, 인생 2막 시작~
동이 트는 새벽, 기차를 기다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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