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참여자가 해보는 용어 정리
어느새인가 주말이 되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풍경들이 있다. 평소에는 한적한 거리이고 공원이었건만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사기도 하는 풍경. 바로 ‘프리마켓’ 또는‘플리마켓’으로 불리는 장터이다.
그곳에서는 핸드메이드 작가, 셀러, 아티스트로 호칭되는 사람들이 장을 열어 본인이 만든 것을 팔고 전시하고 공연한다. 호칭이야 어떻든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시장. 마켓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명칭을 정리해보았다. 왜 누구는 ‘프리’이고 어디는 ‘플리’ 인가?
프리마켓(Free Market), 자유시장
기존 시장의 방식과 틀에 구애됨이 없이 일정기간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시장의 통칭. 서구에서는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활동의 분야로 이해되는 측면이 강하며 기본적으론 물품과 판매형태에 제약이 없다. 한국에서는 핸드메이드 작가, 창작자, 예술가, 메이커 등이 직접 만든 결과물을 판매하고 소통하는 대안적 문화예술시장으로서 의미가 커서 일반적인 프리마켓의 경우 실제 참가하는 사람들은 핸드메이드 공예작가, 디자인 창작자, 공연 아티스트들이 많다. 따라서 창작 마켓, 아트마켓으로서 장르복합 문화공간의 성격을 포괄한다.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열리며 국내에서 이런 형태로 열린 최초의 마켓은 2002년 5월 12일 시작한 '홍대 앞 희망시장'으로 해당 사이트에 한국 최초의 수공예 장터라고 소개되어있다. 서울 대학가 기준으로 이 용어를 그대로 쓰는 대표적인 마켓은 홍대 프리마켓(풀네임: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건대 프리마켓(풀네임:건대입구 문화예술장터 프리마켓) 등이 있고 특히 2002년 6월 시작한 홍대 프리마켓의 경우 프리마켓의 대명사로서 이 용어 정착에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지역과 의미를 담은 이름들을 붙여 OO마켓, OO장, OO시장으로 부르는 곳들도 벼룩시장이 아닌 한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특정품목이 중심인 버티칼 한 마켓들도 있는데 독립출판을 중심으로 한 ‘세종 소소 마켓’, 유기농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마르쉐’, 디저트 류를 중심으로 한 ‘과자전’ 등이 있다. 마켓은 공연 아티스트들의 버스킹(Busking 거리예술)과 결합되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며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같이 쓰이는 말은 플리마켓(flea market), OO장, OO마켓, 창작 마켓, 아트마켓(art market), 거리마켓(street market)등.
플리마켓(Flea market), 벼룩시장,빈티지 마켓
플리(Flea)의 번역인 ‘벼룩’. 사전적 의미 그대로 벼룩시장이라는 뜻. 당연하게도 실제 벼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벼룩이 나올만한 옛날 물건이라는 정도. 원래 의미는 오래된 물건이나 잘 쓰지 않는 중고품을 들고 나와 판매하거나 교환하는 시장으로 해외에서는 플리마켓, 한국에서는 벼룩시장으로 불리며 프리마켓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훨씬 이전부터 더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시장이다.
벼룩시장은 전국단위로 각 자치구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편이며 서울지역에서 이런 성격의 대표적인 시장은
동묘 벼룩시장(옛 황학동 벼룩시장), 뚝섬 아름다운 장터, 서초 토요 벼룩시장 등이 있고 동 단위로도 진행하는 나눔 장터, 바자도 넓은 의미에선 같은 시장이다.
용어로써 플리마켓은 발음의 어감 때문인지 한국에선 프리마켓과 같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즉 원래 번역은 중고라도 거의 모든 물품 종류가 거래되는 '벼룩시장'이지만 '플리마켓(flea market)'이라고 그대로 쓸 때는 문화예술분야로 한정되어 쓰이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같이 쓰이는 말은 프리마켓(free market), OO장, OO마켓, 아트마켓(art market), 거리마켓(street market)등.
경험과 사전의 뜻을 포함하여 용어를 정리해보았다. 사실 위의 두 명칭은 현실에선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둘은 명칭만 조금 다를 뿐 대다수에게는 대략 핸드메이드 작가, 창작자, 예술가, 메이커,빈티지 품목들이 있는 공간인 것이다. 용어를 정리하며 문화예술분야에 비중을 둔 것도 그 때문이며 아닌 경우도 당연히 있다. 그렇다면 결국 이 둘과 구분되는 것은 판매품목의 성격과 분위기가 온전히 다른 '벼룩시장'이 된다. 벼룩과 플리가 같은 말인 영어권 외국인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별도로 살펴볼 것은 벼룩시장은 물론 바자, 나눔, 아나바다, 녹색장터 같은 장터들과 의미 상통되는 부분이다. 이 장터들이 일정한 사회성을 띄는 것처럼 이런 마켓들도 도시재생, 인간소외와 같은 사회문제를 대응하는 사회적 경제활동의 성격을 갖는다. 이것은 마켓과 참여자들이 대체로 청년, 예술분야 종사자, 경력 계속 희망자들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용어는 그렇다 치고 한 번 참여해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들어 보기만 했지 판매하는 건 처음인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자. 일단 마켓에 참가하면 그곳은 그곳대로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다음엔 그 이야기들을 이어갈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