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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네이드 May 25. 2023

번개장터 역기획: '취향'에 맞는 '안전'한 중고거래

서비스 분석부터 개선 방안 도출까지

서비스 소개


번개장터는, 중고나라/당근마켓과 함께 중고거래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이다.

KB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고거래 시장은 24조원에 달하며 향후 연간 15~20% 수준의 고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높아지는 중고거래 니즈에 힘입어, 번개장터 또한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내며 2022년 기준 거래액 2조 5억원을 돌파했고, 2022년 한 해 동안 총 820억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사실 중고거래를 떠올리면 번개장터보다는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가 대표 주자로 떠오르는데, 번개장터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까? (투자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나는 투자자들이 번개장터의 수익 창출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투자했다고 생각한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거래가 일어나는 중고거래 특성상, 수익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네카라쿠배당토의 당근마켓마저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원 창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번개장터는 유일하게 흑자를 '경험'한적이 있는 회사이다. (물론 지금은 다시 적자ㅎㅎ)

당근마켓의 2022년 영업손실액이 565억으로 급증한 반면, 번개장터는 2022년 영업손실액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출처)


현재 번개장터의 수익 구조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번개장터는 전문 판매 업자를 위한 기능들도 출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들은 중고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로 여기는 듯 하다.


"흔히 업자라고 표현하는 전문 상인들이 이 중고 거래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매도할 게 아니라 중고를 전문적인 업으로 하시는 분들을 양성화해야 합니다."

-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 인터뷰




서비스 미션&비전: 거래로 취향과 일상을 잇습니다.

번개장터 로그인 화면의 소개 멘트


홈페이지와 로그인 화면에서의 소개에서 '취향'과 '안전'이 주요 키워드로 반복되었기 때문에, 이 두가지가 바로 번개장터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궁금해졌다. 왜 굳이 취향과 안전이었을까?


1) 취향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가 2020년 합류했을 때, 번개장터는 경쟁사 대비 뚜렷한 이미지가 없었다. 심지어 그마저도 올드한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데이터를 까보니 실제 이용자의 6~70%가 MZ세대 였으며, 거래하는 아이템도 한정판 스니커즈/의류/굿즈 등으로 트렌디했다고 한다. 나 역시 번개장터 하면 아이돌 굿즈 거래나 티켓 거래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서, 번개장터는 MZ세대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취향 거래 앱'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금 번개장터, 생활용품 위주인 다른 중고 거래 서비스와 달리 패션과 레저, 디지털 기기 등 취미 거래액이 전체 거래액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출처)


2) 안전

중고거래는 개인 간의 거래인 만큼 '거래 사기'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동등한 위치에 있기 어렵고 이는 중고 거래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고거래 플랫폼 중 압도적인 MAU를 기록하고 있는 당근마켓의 성공 이유이기도 했다. 당근마켓이 지역 커뮤니티로 안전의 문제를 해결하며 중고거래 시장 1위로 급부상했으니, 번개장터 또한 이 문제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후에 더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번개장터는 이 문제를 택배사 제휴와 같은 신규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출처: 와이즈앱



서비스 목표

: 중고 거래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을 해결해, '소비의 표준'이 중고 거래가 되도록!


최재화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번개장터의 목표를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리서치를 해봤을 때도, 당근마켓이 지역 커뮤니티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과 달리, 번개장터는 '중고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런칭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당근마켓의 본질은 '나 이런 물건 있어' 하고 올리는 동네 게시판이거든요. 중고나라는 커뮤니티 기반의 게시판 형태에서 지금 앱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고요. 번개장터는 1세대 중고거래 앱이라는 점에서 이들 회사와 집중해 고민하는 영역이 다릅니다. 저희는 중고 거래 자체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까에 엄청나게 집착하는 팀이에요."


"지금까진 겨울옷 하나 장만하자 싶을 때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먼저 떠올렸다면, 앞으로는 중고 거래 앱에서 브랜드 패딩 뭐있지부터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예요. 그 변화의 속도는 저희가 얼마나 빨리 편리한 서비스를 내느냐에 달렸을테고요. 중고 거래가 '소비의 표준'이 되는 날이 올 겁니다."

-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 인터뷰




서비스 전략


실제로 번개장터의 연혁을 살펴보니, 번개장터가 어떻게 '취향'과 '안전'이라는 키워드 아래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1) '취향'을 위한 전략: 특히 의류/스니커즈/명품에 집중!

스니커즈 커뮤니티, 의류 셀렉트샵 등 인수

BGZT Lab(오프라인 한정판 스니커즈 스토어) 오픈

"앱 안에선 어떤 카테고리를 부각해 보여주는 경험을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쿠팡 앱을 생각해보세요. 로켓프레시를 들어가면 야채들이 많이 있지만 쿠팡 앱을 열었을 때 바로 느끼긴 어렵잖아요. 이걸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봤어요. 전 AB인베브라는 맥주회사에서 일했었는데, 맥주는 TV광고도 10시 이후밖에 못하고 여러 제한이 많아서 맥주 페스티벌 같은 오프라인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제가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 인터뷰

브랜드 중심의 앱으로 진화: 브랜드 별로 상품 확인 가능 + 브랜드 별 상품 추천

브랜드 중심의 앱



2) '안전'을 위한 전략: 채팅창 내에서 송금부터 택배 발송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택배 연계 서비스: 편의점 택배, 반값 택배(GS25 한정), CJ대한통운 방문택배 연계 서비스 제공

-> 구매자가 번개페이로 입금을 완료하면, 채팅창 내에 '택배 신청하기' 버튼 생성

-> '받는 사람 주소 자동으로 불러오기' 기능으로, 택배 신청의 과정 간소화

-> 택배 예약 후 채팅창 내에 '운송장 입력하기' 버튼 생성되며, 입력 후부터 자동 배송 트랙킹

'번개페이' 런칭:  구매자가 입금 후 상품을 수령해야(+구매 확정)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안전결제 서비스

명품, 스니커즈 정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 런칭: 검수와 클리닝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음 (유료)




서비스 구조: 

서비스를 통해 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는 구조일까?


클릭 후 확대하시면 더 잘보입니다!


구매자:

번개장터 가입 -> 홈 화면 진입 -> 원하는 상품or카테고리 검색 -> 번개페이/번개케어 가능 상품만 필터링 -> 번개톡으로 구매 가능 여부, 제품 상태 확인, 사이즈 정보 문의 -> 번개페이 결제 -> 기입해둔 주소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전달됨 -> 이후 진행 상황 확인(배송조회 포함) -> 물품 수령 후 구매 확정 -> 번개장터 홈에서 추천 상품 구경 -> 마음에 드는 상점/브랜드 팔로우


판매자:

상품 등록 -> 번개톡 문의 응대 -> 구매자의 번개페이 입금 -> '판매 승인/거절'(채팅창 내에 새성된 버튼) -> 주문서 확인(정산받을 계좌 포함) -> 판매 승인하기 ->  '택배 신청하기'클릭(채팅창 내에 생성된 버튼) -> 택배 종류 선택 -> 자동 입력된 보내는 주소/받는 주소 확인 -> 택배 예약 -> 예약 번호 확인(편의점 PostBox 입력) -> 배송 -> '운송장 등록하기'(채팅창 내에 생성된 버튼) -> '배송중'으로 상태 자동 변경 -> 구매자가 구매 확정  대금 입금




문제 정의:

현재의 서비스 구조에서, 변개장터의 서비스 비전/목표/전략을 달성하는데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



1) 번개장터는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없다.

- 첫 가입 후 바로 추천 상품을 띄어주지만, 진짜 나의 취향에 맞춘 상품은 아니다. 심지어 처음 가입해서 들어왔는데도 '최근 본 상품과 비슷해요' 등의 추천 탭이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느껴졌다. (나이나 성별 등의 특성에 기반해 추천해주는 것으로 예상된다.)

- 상품을 검색하거나, 상품을 구경하고 나서부터는 알고리즘에 따라 홈 화면에 굉장히 다양한 추천탭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다는 것이 느껴졌다.

- 하지만 특정 시기에 필요한 물건이 아닌, 꾸준히 관심 있는 분야의 상품 또한 추천하기 위해서는, 유저에게 직접적으로 취향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중고거래 특성상 교환/환불이 불가능한데, 상품 상태에 대한 '안전'도 챙길 수 없을까?

- 중고 거래에서의 불안 요소는 크게 돈, 정품 여부, 상태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 여기서 상태는, 제품의 퀄리티와 실제 체감 사이즈 뜻한다. (실물로 확인할 수 없는 요소)

- 돈과 정품 여부는 번개페이와 번개케어로 해결하고 있지만, 상태에 대한 안전을 해결하는 기능은 부재하다. 따라서 현재는 구매자들이 채팅을 통해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 또한 이 부분은, '소비의 표준'이 중고 거래가 되도록 만들고 싶은 번개장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개선되어야할 사항이다. (구매자들이 다른 이커머스 채널보다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먼저 살펴보게 만들려면, 상품 정보 또한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서비스 개선안 도출


1) 번개장터는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없다.

1-1) 레퍼런스 분석

번개장터처럼 '취향'을 강조한 프로덕트를 생각했을 때, 바로 스포티파이가 떠올랐다. 실제로 앱스토어 소개글 첫줄부터 '취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유저의 취향을 반영할까? 물론 알고리즘에 의해 취향을 반영하기도 하겠지만, 좀 더 직접적으로 가입 직후 유저의 취향을 물어본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3명 이상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하고, 한 아티스트를 선택하고 나면 밑에 유사한 아티스트를 더 추가해주는 식으로 리스트가 변경되기도 한다.

 


선택 후 홈 화면에 진입하니 나의 선택에 기반해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번개장터의 경우 처음 가입했는데도 '최근 본 상품과 비슷해요' 등의 추천 탭이 있어 추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느꼈다. 스포티파이 또한 첫 가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은 음악 기반 추천'이 뜨긴 했지만, 적어도 내가 선택한 가수가 포함되어 있는걸 확인하니 이질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1-2) 번개장터 개선안

번개장터 또한, 현재 제공하고 있는 카테고리 분류를 활용해 이러한 취향 선택 페이지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해당 페이지는 가입 직후 홈 화면으로 넘어가기 전 노출되며, 유저는 필수로 하나의 카테고리를 선정해야 한다.


이후에도 유저는 마이페이지에서 관심 카테고리를 언제든 변경할 수 있어야 하며, 더 정교하게 카테고리 안의 소분류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소분류 선택도 위의 페이지에서 선택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가입까지의 과정이 길어질수록 이탈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우선 가입을 완료시킨 후에, 더 정교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패션 액세서리' 카테고리의 소분류

 

1-3) 가설 및 검증

가설: 관심 카테고리 선택 페이지를 통해, 추천 탭의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취향 거래 앱'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Metric 1) 홈 화면의 추천탭에서 상품 구매로의 전환율

Metric 2) 홈 화면의 추천탭에서 상세글로의 전환율

Metric 3) 추천탭 상품 클릭률

Metric 4) '취미' 관련 buzz량




2) 중고거래 특성상 교환/환불이 불가능한데, 상품 상태에 대한 '안전'도 챙길 수 없을까?

중고거래 구매자는, 1)누군가 사용하던 상품인 만큼 상품의 퀄리티가 궁금할 것이고,

2) 쇼핑몰처럼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볼 수도 없고, 오프라인처럼 실제로 착용해볼 수도 없기 때문에 상품의 실제 체감 사이즈가 궁금할 것이다.


이 중 더 시급하게 필요한 부분은, 실제 체감 사이즈를 알 수 있는 기능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번개장터는 의류/스니커즈를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물을 보지 않고 의류/스니커즈를 구매할 때 가장 필요한 정보는 사이즈라고 생각했다. 또한, 상품의 상태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의 판매자가 이미 글에 명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설명과 상세 사진을 첨부하도록 유도하는 절차를 만들수도 있겠지만, 매 상품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도록 한다면 사용성이 저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고려해 볼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상품의 실제 체감 사이즈를 알 수 있는 기능을 우선적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한 후, 레퍼런스를 조사했다.


2-1) 레퍼런스 분석

일반 쇼핑몰 리뷰의 '구매자 체형 정보'를 레퍼런스로 설정했다. 실제로 나는 옷의 상세 사이즈를 봐도 감이 잘 오지 않아서, 나의 체형과 비슷한 사람의 후기를 통해 사이즈 선택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아래는 29CM의 리뷰 페이지로, 리뷰 작성자의 체형과 사이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2-2) 번개장터 개선안

번개장터 또한 유일한 정보 제공자인 판매자가 상품 등록 단계에서 본인의 체형과 발사이즈, 발볼 정보를 기입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1. 판매자는 상품 등록 페이지에서 '체형 정보' 버튼을 클릭해 본인의 체형을 입력할 수 있다.

2. 한번 체형을 등록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디폴트로 마지막에 설정한 정보가 기입되어 있다.

3. 유저는 해당 체형정보를 판매글에 표시할지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싶지 않을 수 있고, 새상품이거나 본인을 위해 구매한 상품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

4. 표시 체크박스 선택시, 사이즈 선택칸(작음, 잘맞음. 큼)을 생성해 더 자세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

클릭 후 확대해서 봐주세요!


2-3) 가설 및 검증

가설: 판매자의 체형 정보를 통해, 더 많은 의류/신발 구매자들이 더 빠르게 상품 구매 결정을 내릴 것이다.

Metric 1) 개선안 반영 전과 후의, 의류/신발 카테고리 상품들의 첫 채팅 시작부터 결제까지의 시간

Metric 2) 개선안 반영 전과 후의, 의류/신발 카테고리 상품들의 첫 채팅 시작부터 결제까지의 채팅 개수

Metric 3) 개선안 반영 전과 후의, 의류/신발 구매자수




해당 게시물을 도그냥님 역기획을 참고했습니다.

이렇게 긴 글을 다 읽으셨다면.. 당신은 무엇을 해도 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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