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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메이커스 Jul 05. 2020

나 혼자 산다, 편리하게

싱글족을 위한 편의 가전 기획사

29.3%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른 2018년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입니다.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라는 얘기죠. 이 때문에 1인용 반찬 세트, 1인용 식기 세트 등 다양한 1인 가구를 위한 제품들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삶의 질과 직결되는 대형 가전입니다. 특히 의류관리기나 식기세척기, 빨래 건조기 등 최근 각광받는 생활 편의 가전들은 3~4인 가구에 맞춰 제작되고 있죠. 크기가 커 좁은 공간에 놓기 부적합한 데다 혼자 사용하기엔 물과 전기가 과도하게 들어가 싱글족들은 누리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처럼 외면당하고 있는 1인 가구의 가전 라이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갈고닦은 노하우로 싱글족을 위한 대형 가전의 소형화에 나선 일코전자입니다.


대용량 다기능을 다시 생각하다
“사실 생활 편의 가전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1인 가구입니다. 나눠서 할 사람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챙겨야 하니까요.”


대우전자에서 홍보와 법무, 품질을 담당했던 강희찬 일코전자 대표는 퇴직 후 자신이 몸 담았던 가전 시장을 돌아보며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바로 편의 가전들이 모두 대용량, 다기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다는 점이었죠. 실질적으로 혼자 사는 이들이 더 시간이 없고 생활에 쫓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큰 니즈 하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건조기만 해도 따지고 보면 1인 가구에 더 필요합니다. 공간이 협소한 만큼 빨래 건조대를 계속 펼쳐 놓기 부담스럽기 때문이죠. 특히 꿉꿉한 장마철이 되면 이 같은 불편감은 더 커집니다. 그렇다고 의류 건조기를 들여놓자니, 건조대도 부담스러운 마당에 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가전제품을 추가로 들여놓는 건 상상조차 힘들죠.



이 같은 생각으로 고민이 깊어지던 2018년, 강 대표는 대우전자에서 리빙 연구소장을 역임한 박선후 CTO(최고 기술책임)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 회사를 설립합니다. 사명도 1인 가구의 경제적 효과를 뜻하는 ‘일코 노미’와 ‘전자회사’를 합쳐 '일코 전자'라 만들었죠. 회사의 미션은 단 하나, 3~4인 가구만 누려온 대형 생활 편의 가전을 합리적으로 소형화해 1인 가구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 관행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실제 판매로 이어지며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카카오메이커스에 선보인 ‘ESTILO 레트로 미니 건조기’는 수십만 원 대의 가전임에도 첫 회 판매 때 일주일 만에 준비 수량인 1000대를 완판 했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생 브랜드로서는 기록적인 수치입니다.


디테일, 소비자로부터


일코전자 제품의 경쟁력은 단순히 크기만이 아닙니다. 바로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꿰뚫은 디테일이죠. 예컨대 ESTILO 레트로 미니 건조기는 건조기의 기본 기능에 ‘UV 살균’이라는 기능을 더했습니다. 코로나로 그 어느 때보다 위생이 중요해진 시기, 건조기 안에 UV 램프를 추가해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거죠. 또 건조기 안에 인형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건조대도 추가, 장난감이나 모자 등을 모양 흐트러짐 없이 살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건조 방식도 조금 더 신경 써 설계했습니다. 산소를 태우지 않고 예열 없이 즉시 공기를 데우는 PTC 히터를 적용, 빠르고 효율적인 건조는 물론 별도의 물받이도 필요 없도록 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한 디테일입니다.



국내 생산의 이점


일코전자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대기업에서 갈고닦은 노하우, 그리고 국내 생산입니다. 가전제품의 경우 제작 비용 때문에 중국에 금형 제작을 의뢰하거나 OEM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일코전자는 제품 단가가 조금 높아지더라도 국내 생산이 정답이라고 말하죠.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경우 제작에 운송 기간까지 더해집니다. 실제 제품이 개발돼 판매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죠. 자연스레 제품 수정도 더 복잡해집니다. 반면 국내에서 생산하면, 수정과 보완이 빠르고 더 많은 일자리도 만들 수 있죠. 또 제품에 대한 퀄리티도 높일 수 있으니 1석 3조라는 게 강 대표의 말입니다.



벤처엔 한 줄기 빛, 메이커스


인생 2막. 이제 막 ‘메이커’로서의 첫발을 뗀 강 대표. 그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사업을 지속할 용기와 기반을 얻었다고 합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대형 자본과 마케팅에 밀려 주목받기 힘든 과잉의 시대, 메이커스 큐레이션으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제품력을 알아봐 준 고객들 덕분에 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 개발비도 확보했고요.


다음 제품으로는 1인 가구를 위한 의류 관리기와 삶음 기능이 있는 3kg 소형 세탁기를 선보이겠다는 일코전자. 더욱 편하고 안락해질 싱글라이프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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