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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Dec 21. 2023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알도록 해줘라

빅터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영화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책이 영화 같다. 죽음의 수용소라는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사랑'을 떠올린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대해서 코끝이 찡해진다.


인생에서 항상 쨍쨍한 해만 뜨면 좋겠지만, 가끔은 먹구름도 끼고 또 때때로 천둥 번개도 치기도 한다. 천둥 번개가 칠 때마다 나는 필사적으로 노력하려 노력한다. 그 속에는 반드시 좋은 의미가 있을 거라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힘들 때는 그런 게 어딨나. 한참 절망 속을 헤매기도 한다. 거듭 노력한 생각들이 쥐뿔만도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더 힘든 상황에 있었던 그야말로 '위인'들의 이야기를 영화처럼 보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나를 삼킬 듯한 집채만 한 천둥 번개는 깜찍한 미니어처로 변해있다.


나라면 수용소에서 내가! 응?!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10장에 걸쳐 아니-! 장장 열 권의 장편소설을 써도 부족할 것 같은데, 빅터 프랭클은 그보다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에 더 집중해서 썼다. 그리하여 이 책의 영어판은 73쇄에 이르렀다. 그동안 번역판도 19개 언어로 출판됐으며, 영어판 하나가 250만 부나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제목 자체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문제를 다룰 것으로 기대되는 이 책을 선택했을 것이다.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이 '잠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내가 가장 많은 감동을 받은 신은, 이른 아침, 감시병들의 고함소리 사이로 비틀거리며 작업장을 향해 가고 있는 장면이다.


사람들은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면서 몇 마일을 비틀거리며 걷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 남자가 정적을 뚫고 이렇게 속삭였다. "만약 마누라들이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는 꼴을 본다면 어떨까요? 제발이지 마누라들이 수용소에 잘 있으면서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일을 몰랐으면 좋겠소."


빅터 프랭클은 한 남자의 속삭임을 듣자마자 바로 아내 생각이 났다. 별들이 하나둘씩 빛을 잃어 가고, 아침을 알리는 연분홍빛이 짙은 먹구름 뒤에서 서서히 퍼져 가고 있을 때도 머릿속은 온통 아내 모습뿐이었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빅터프랭클의 머리를 관통하게 된다. '생애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시를 통해 노래하고,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최고의 지혜라고 외쳤던 하나의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것이다.


그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 돌아온 데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수용소에서 그는 아내의 모습을 떠올린다. 금방이라도 아내가 옆에서 말을 걸 것처럼. 아내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아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았든, 아직 살았든 죽었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다음과 같은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천사들은 한없는 영광 속에서 영원한 묵상에 잠겨 있나니.


나는 사랑의 힘을 굉장히 믿는 편이다. 사랑은 모든 어려움을 다 뚫고 지나간다. 사랑이 가장 위대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잠재 능력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목이 마를 때는 물이 가장 맛있듯이, 이 책은 내가 꼭 맞는 시기에 읽었으면 해서 아껴두고 드디어 제대로 읽었던 책이다. 혹시나 지금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면 그 경험이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내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삶은 떨어지는 눈처럼 참 짧으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을 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오늘도 부지런히 표현해야겠다. 그러니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충분히 알게 해줘야지. 내가 준 사랑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추천의 글

· 만약 삶에 목적이 있다면 시련과 죽음에도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

· 니체: 왜(why)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외형적인 운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능력을 보여 준 사람들도 있었다.


1장: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정상적인 것이다.

· 밖에 있을 때 지적인 활동을 했던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더 많은 고통(그런 사람들은 흔히 예민한 체질을 가지고 있으니까)을 겪었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 내면의 자아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적게 손상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 현실로부터 빠져나와 내적인 풍요로움과 영적인 자유가 넘치는 세계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 유머는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에 필요한 또 다른 무기였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능력과 초연함을 가져다준다.

·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 도처에서 인간은 운명과 시련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와 만난다.

· 미래의 목표를 찾을 수 없어서 스스로 퇴행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몰두한다.

· 스피노자 <윤리학>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 눈물 흘리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눈물은 그 사람이 엄청난 용기, 즉 시련을 받아들일 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 시련 속에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2장: 로코 세러피의 기본 개념

·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본다.

· 낡은 아치를 튼튼하게 할 때, 건축가는 오히려 아치에 얹히는 하중을 늘린다. 그래야만 아치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이 서로 잘 밀착되기 때문이다.

· 실존적 공허: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 주는 본능도 없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는 전통도 없다. 어떤 때는 스스로도 자기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정도가 됐다.

· 삶의 의미: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포괄적인 삶의 의미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는 고유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 마음속 두려움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일을 생기게 하고, 지나친 주의 집중이 오히려 원하는 일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 나는 살아 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 인간은 아우슈비츠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기도문이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제3장: 비극 속에서의 낙관

·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네'라고 대답하는 것'

·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사람이 일단 의미를 찾는 데 성공하면, 그것이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시련을 견딜 수 있는 힘도 준다.

· 인간은 개인적인 비극을 승리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 인간이 시련을 가져다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 사람들은 그루터기만 남은 일회성이라는 밭만 보고, 자기 인생의 수확물을 쌓아 놓은 과거라는 충분만 곡물 창고를 간과하고 잃어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수확물에는 그가 해놓은 일,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용기와 품위를 가지고 견딘 시련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목: 빅터 프랭클의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빅터 프랭클
출판: 청아출판사
발매: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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