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규칙을 위한 생각들 #03 쏘카 새로운규칙그룹 주준형
정부는 과거를 향하는 곳이 아니다. 정부는 미래를 향하는 곳이다. 한 국가의 주요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는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 지표가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하고 있어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전세계는 여전히 장기경제침체에 빠져있다. 경쟁 중심의 글로벌자본주의가 더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오랜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경제동력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블록체인.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청년자치정부가 만들어갈 세계는 과거에 아닌 미래에 기반을 둔 새로운 규칙으로 지속 가능해질 것이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공감의 시대>에서 이성사회의 종말과 감성사회의 확장을 이야기했다. 개인의 공감의식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사회 전체로, 세계 전체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공감의 시대에 경제와 사회는 분리될 수 없다. 이기적 계산이 아닌 감성적 공감으로, 이기적 동기가 아닌 상호적 동기로,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공유 경제가 활로를 열 것이다. 공유경제는 협력, 협동, 연대, 평등이라는 가치를 되살리며, 시민편익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내 삶을 바꾸는 ‘새로운 규칙’이다.
이런 공유경제를 가장 크게 확장시킬 수 있는 자원은 청년이다.
이유는 첫째, 실제 청년 세대가 공유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저성장이 지속되면, 가장 먼저 사회 밖으로 밀려나는 세대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동시에 IT기술을 일찍부터 경험하고 단련한 세대이기도 하다. 고가의 자동차나 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O2O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기간 동안 사용하는 방식에 익숙한 공유경제의 가장 막강한 소비주도층이다.
둘째, 21세기 이후 인류가 가지는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자원은 바로 청년이기 때문이다. 청년은 그 나라의 열정, 도전, 혁신, 창의성, 다양성, 역동성의 상징이다. 공유의 범위를 일상으로 더 가까이 확대하고 시간, 공간, 자원을 최적화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창의력 또한 청년에게 있다.
지금 이 순간, 미국 애리주나주 피닉스시에서는 구글웨이모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자율주행 택시가 달리고 있다. 8년 전에 만들어진 미국 차량공유플랫폼 우버의 기업가치는 미국 3대 완성차업체인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1,200억달러다. 중국은 디디추싱이 우버차이나까지 인수해 14억 시민의 이동 최적화를 독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그랩이 동남아 8개국 225개 도시의 차량공유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국내 대기업 SK와 현대기아차가 규제에 막혀있는 국내시장을 뒤로하고 그랩에 3,000억원씩을 투자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플랫폼은 현재 세계 누적 이용자 수가 3억명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를 넘어 세계 도시들이 가진 미래의 기준이,
대한민국에는 없다.
승차공유, 차량공유, 자율주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자산을 소득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과거에 기반한 규제 때문이다.
청년자치정부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칙, 공유경제의 판을 넓히길 바란다. 위기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과도기라 할 수 있다. 혁신으로 인한 효용은 사회가 공유하고 혁신으로 인한 낙오자는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것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며, 청년자치정부는 그것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주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저성장과 불평등의 시대에 우리는 멀리 가기 위해 함께여야 한다. 공유경제라는 가장 인간적인 경제와, 청년자치정부라는 가장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정부에 기대를 걸어본다.
좋으나 싫으나 오늘의 청년들이 해야 할 특별한 일이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 변화를 읽어내고 미래 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일입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또 미래 사회를 살아갈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연재물 <새로운 규칙을 위한 생각들>은 그 고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