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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호루라기, 공익제보

2019 서울청년시민회의 복지안전망분과 백경진

저는 사회복지사 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위한’ 활동가입니다.     

현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사회복지사 전문성 향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일하고 있어요. 사회복지사 집단은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앞장설 수 있는 전문성과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싶고, 서울 내의 사회복지사들이 모여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사회복지’란 것 자체가 대부분 정책을 통해서 만들어지잖아요. 사회복지사들은 그 만들어진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회복지사들은 정작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배제 되어있어요. 한 사람의 사회복지사로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었죠. 저는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 싶었거든요.     

가령 사회복지기관에선 비리나 횡령 같은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에요. 사회복지기관은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곳이 많은데, 그런 기관이 문제적으로 운영되고, 거기서 횡령 같은 문제가 일어난다면? 그건 사회 전체의 공익과도 관련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만 해도 직원들에게 종교를 강요하거나 후원금을 강요하는 일들이 있었어요. 사회복지기관의 고질적인, 그리고 만연한 문제지요.           



사회복지 영역의 자정 위한 실마리, 공익제보.     

이런 문제들을 ‘공익제보’ 해결했던 사례들이 있어요. 한 번은 어떤 복지관에서 직원들에게 종교집회를 강제하고 직원 합창단을 만들어 공연까지 하게 했는데요. 공익제보를 통해 그 복지관 법인위탁이 정지되고 다른 법인에게 그 역할이 돌아갔죠.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직접 겪었던, 혹은 알음알음 알고 있던 불합리한 부분들이 많기에 저도 공익제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특히 사회복지 시설에서 공익제보를 감행하시는 분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2013년엔 사회복지사 서너 명이 모여 ‘사소환연구소(사회복지사소진환경연구소)’ 팟케스트를 시작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사회복지기관의 불합리한 일을 제보 받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었죠. 지금도 가끔 이슈가 있을 때 방송을 하고 있고요. 이런 활동이 직접적인 공익제보활동은 아니지만, 큰 결에서 사회복지 영역의 자정작용 도울 수 있는 노력이라고 봐요.      


물론, 공익제보 활성화는 결국 정책의 보완이 필요한 일이에요. 공익제보자들은 좋은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받지 못하고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료 학교 교사 분들의 경우, 학교법인의 비리를 밝힌 사람들이 오히려 퇴직을 하고, 결국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학교 현장의 문제만이 아닌 게, 어디에서든 공익제보를 한 사람이 잘된 케이스 자체가 별로 없어요. 특히 공익제보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내부고발을 하면 조직 내의 배신자가 되는 문화가 있어요. 공익제보한 사람에게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회적 인정과, 공익제보자에게 복수하지 못하도록 할 견고한 정책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죠.     

현재 공익제보에 대한 포상은 ‘금전적으로 손실을 보전했을 때’에만 주어져요. 보전된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공익제보자에게 주죠. 금전적으로 뚜렷한 문제에 한해서만 포상이 되니까, 금전적인 게 아니라면 보상이 아무것도 없어요. 한정적으로나마 주어지는 포상엔 최대 얼마 까지만 포상한다는 상한선까지 있죠. 돈 문제 말고도 문제는 더 있어요. 처음엔 문제 활동에 가담하다가 나중에 공익제보를 하는 경우, 공범으로 처벌 받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우 공익제보를 하면서 얻는 이득보다 하지 않았을 때의 이득이 더 클 수도 있으니 굳이 나서지 않는 거죠.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려면 이런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어요.          



공익제보, 알려야 활성화 돼요.     

서울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공익제보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는 편이에요. 공익제보 활성화를 위해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이렇게 잘 되어있는 부분을 홍보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공익제보에 대한 응원 캠페인을 하게 되었는데, 아직 사람들이 공익제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공익제보 예시를 들으면 대충 어떤 건지는 알겠는데, 아직 공익제보 자체에 대해선 잘 모르고 관심도 많이 없는 것 같았어요. 공익제보에 대한 홍보를 통해서 ‘이런 게 있다’고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알리는 일부터가 첫걸음인 거죠.     

가령 ‘안심변호사’라고 공익제보자가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을 수 있게 대행해 주는 서비스가 있어요. 공익제보자들이 자신의 신변이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부분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이걸 알지 못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공익제보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더 잘 갖춰져 있는 부분을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앞으로 공익제보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다른 지역에도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는 홍보가 될 수도 있겠죠.       


   

공익제보, 청년이라면 더더욱.     

지금은 ‘서울청년시민회의’에서 활동하면서, 공익제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들을 직접 설계하고 제안하고 있어요. 공익신고에 대한 포상을 늘리자는 제안부터, 공익제보를 어떻게 해야 하고 또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가르쳐주는 공익신고 관련 교육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죠. 성희롱 예방 교육처럼 공익제보 교육도 의무적으로 받았으면 좋겠거든요.      

개인적으론 사회복지사 보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에 공익제보 교육을 연계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사회복지 영역에서 공익제보가 활성화 될 수 있다면, 현재 자행되는 복지기관의 여러 문제들도 줄어들 수 있겠죠.      

앞으로 이 사회의 공익제보에 있어, 저는 청년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보통 공익제보는 아쉬울 것 없는 사람, 잃을 것 없는 사람이 잘 한다고 하잖아요. 기성사회의 시스템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고, 거기에 금이 간다고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바로 청년이죠. 기존의 조직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세대, 그래서 그 조직문화를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려고 하는 세대가 청년세대라고 생각해요.     

저도 청년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시간까지 그 역할을 다하고 싶어요. 사회적 불의에 맞서 싸운다는 생각으로. 그게 제가 생각하는 청년으로서의 제 역할이고, 저는 해야 할 일을 할 거예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인터뷰 프로젝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서울청정넷)에서 2019 서울청년시민회의를 통해 활동하고 논의해온 내용을 나눕니다. 서울청정넷은 청년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참여기구로 청년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발굴 및 제안, 캠페인, 공론장개최 등 다양한 사회적해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글. 권해인/ 편집. 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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