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매일 나는 허공 중에 흔적도 없는 일기와 부치지 않을 편지를 쓴다
한 참을 걷다 보면 머릿속에 생각만 가득해진다. 내용도 두서가 없이 뒤죽박죽이다.
대부분은 금세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어떤 것들은 며칠씩 반복되기도 했다.
그럴 때면 혼자 대화를 이어가곤 했는데, 그 대상은 나 일 때도 혹은 아닐 때도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을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공중에 써 내려갔다. 그러곤 다시 지우기를 반복했다.
흔적이 남지 않는 내용인데도 그것들을 지우며, 어떤 것들은 애초에 없었던 마음이길 바랬다.
허공에 써 내려가는 대로 마음에서도 사라지는 글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몸보다 무거운 마음을 짊어지고 걷지 않아도 되었을 테고, 비우려고 걷는 길에 짐을 더
만드는 일도 없었을 테고, 몸보다 마음이 지쳐 돌아오는 길 또한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