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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Oct 17. 2022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자극 어떻게 생각하나요

노래방에서도 경쟁을 해야만 하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문화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와 주변의 자극이 불편하지 않나요?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닌, 다양한 구성원 모두 '함께'하는 그곳의 문을 이제야 용기 내어 열어 봅니다.




우리 사회의 관계 유지에서 관례처럼 행해지던 경쟁은 대분분의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하다. 학교 교육 부분에서도 경쟁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교육의 의미와 즐거움이 점 사라진다. 하물며 즐기고자 시작한 게임까지도. 지나친 경쟁구도와 경쟁구도를 끌어내는 사회의 불편한 관계가 궁금해진다. 처음 의도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진행 과정으로 지나친 경쟁심이 불타오르고 맘이 상하기도 한다. 하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 즐기는 것목적인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조차도 경쟁에 떠밀렸다.


그리고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회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분위기에 너무나 익어버린 개개인도 자연스럽게 노출된 경쟁에 이미 익숙해졌다. 우린 모두 자연스럽게 마치 과정을 익히듯 아무런 거부 없이 지나친 경쟁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의 청소년들까지. 아니 이미 사회 더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자리를 잡았는지도. 과연 어디까지를 재미와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명절 전날 밤 차례 준비를 위한 여러 일정들을 마무리하고 가족들 간 친목도모의 시간을 가졌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고생했다는 격려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음식과 술도 함께 내놓았다. 삼삼오오 편안한 자리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며 분위기는 익어간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돌아가며 건배사를 하기로 했다. 추석이라는 명절에 큰 의미를 두고서 하는 건배사이다. 나이가 가장 어린순부터 하기로 했고 딸아이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지금의 시간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모두의 행복과 사랑을 위하여"라며 마치 프로같이 스타트를 너무나 잘 끊어주었다. 다음은 한 사람씩 순차별로 했다. 이후 가장 잘한 건배사를 추천하라는 J의 제안과 함께 가족들은 건배사를 고르기 시작했다. 가장 와닿고 강한 건배사 두 개가 거수로 선정되었는데... 그 두 건배사의 주인공들에게 또 다른 건배사를 하라고 제안한다. 이후 J는 테이블 위에 상품권을 두장 꺼내어 둔다. J는 집안의 큰일이나 모임을 이끌어 나가는 대표이다. 상품권과 함께 결승의 건배사를 제안하자 다시 새로운 건배사를 하게 될 주인공 두 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해야 한다는 J의 의견에 다시 한번 신중하지만 특별한 건배사를 하기 위해 생각을 모았다. 그 모습은 즐기고 있다기보다는 마치 경쟁 위에 놓인 스트레스 가득한 사회인 두 사람일 뿐이었다. 그들은 다시 건배사를 한다. 한 사람은 약속에 대해서 다른 한 사람은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고진감래의 사자성어로 사행시를 보여준다. 모두들 건배사 또는 덕담이 끝나자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낸다.


다음으로 어른들의 순서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어른들의 순서에서도 최연소에서 시작해서 연장자 순으로 차례를 정해서 진행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나는 조금 답답했던 부분부터 문제제기를 했다. 물론 무르익었던 좋은 분위기가 깨어질까 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가족들의 사랑을 시작으로 그 사랑이 몽글몽글 커지며 가족들 간의 건배사 제의나 칭찬 릴레이 등은 상당히 긍정적인 취지이다. 가족들 간의 맘을 확인할 수 있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합에서도 단연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취지와 의도 더욱 선명하게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과정 중 절정의 단계에서부터 막바지에 이르기까지는 상품권이나 상품 등을 건 내기로 전락해 버린 듯한 상황이 불편할 름이다. 처음의 취지가 왜곡되는 듯한 이유에서 이젠 좀 멈춤이 필요한 거 같다. 사실은 더 이전에 멈춤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지에서 시작은 부정적인 면모보다는 긍정적 요소가 더 많았기에 제안을 미뤄 왔었다. 무엇보다 J의 베풂 속의 따뜻함을 알기에 제안을 보류했었다. 이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이유가 생겼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다.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고 갈 그들에게는 다른 문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론으로만 멈춰버릴 수 있는 '함께'라는 것이, 경쟁이 어야만 유지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과 '함께 함' 차체만으로도 충분히 변화와 발전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들의 비중이 커질 앞으로의 사회.


그들이 속해있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경쟁의 풍토만이 남는다면 이젠 그들의 열정을 불태울 것이 더 이상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삶의 자극제가 처음부터 너무나 강하다 보면 그들이 열정을 갖고 할 일들은 처음부터 강한 것에만 집중하고 관심을 두게 된다. 경쟁을 부추기 일 외에 대부분을 무력하게 받아들이고 관심도 덜해질 거라는 위험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만들어 놓은 삶 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흡수하듯 수용한다. 처음엔 조금 불편했다가 곧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세계만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어쩌면 오늘의 제안이 J의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다치게 한건 아닐까 제안의 시작에서부터 흔들림이 있었다. 하지만, J의 따뜻한 큰 마음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아니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리라 기대해 본다. J나 가족의 사랑과 관계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미뤄왔던 문제를 나누게 되었다.   

     

시작했다. 제안했고 머리를 맞대어 의논했다는 건 이미 변화하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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