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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Sep 24. 2023

수학 토론에 퐁당_들어가며

수학의 세심한 위로

햇살이 머리 위로 집중적으로 내리쬐던 오후였다. 여름 습도로 얼굴 위로 땀이 방울방울 맺혀 흐르고 있었다. 땀방울슬며시 닦아내며 도서관으로 었다. 일정한 속도로. 호주머니에 있는 전화기의 진동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윤이었다. 서둘러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윤이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벨소리가 끊어지기 전에 급히 전화를 받느라 얼굴 표면이 폰에 닿았다. 수애는 얼굴에 끈적임이 닿아 찝찝했지만 애써 소리를 높여 경쾌하게 인사를 건넨다. "윤이야 안녕! 무슨 일이야? 수업은 낼인데 울 윤이가 무슨 일이 있을까?"


요즘 그녀의 태도가 수애를 자극했다. 섬세하고 예민한 윤이는 고민이 많아졌는지 부쩍 수애와의 만남을 유도하거나 질문하는 횟수가 늘었다. "선생님, 지난번에 수학 토론에 퐁당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하셨죠? 저 그 지극히 사적인 동아리에 들어가 보려고요! 수학을 좋아하거나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 외 고민해 볼 문제가 많아요." "응. 그렇다면 서둘러 지원해야 할걸. 신청 지원자 순서대로 뽑을 거야. 와~~~ 갑자기 힘이 생기는군." 가볍게 얘기했지만 정말 뜻밖이었다. 우선 두~세명이라도 모집이 되면 시작해보려고 다. 물론 회비는 없다. 모임이 활성화되면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지리라는 마음으로 모집 인원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다. "음... 그러면 윤이가 지막 신청자다." 설렘 가득한 심장과는 별개로 지금 수애의 머릿속은 뒤죽박죽 복잡하다. 미뤄진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거처럼.


신청자 모집이 끝나기 전에 수학토론에 퐁당 모임의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나이 제한을 크게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중심에는 현 교육과정 고1 과정에 있는 내용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고1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매 회 학습 정리를 도와줄 제레 (매쓰) 슈 선생님을 등장시킬 예정이다. 기린 수학선생님은 개념을 한 번씩 정리해 주신다. 가상으로 만든 그 캐릭터에 잠시 기대 본다. 토론은 주말을 이용하고 토론 날짜에 맞춰 도서관을 대관할 예정이다. 도서관은 이미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기에 그렇게 시작해 보려고 다. 물론 학원에서 편안하게 열띤 토론을 시작해도 좋다. 다만, 이번 토론의 취지는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려는 마음이 크다. 수학이라는 것은 우리 생활이나 자연 곳곳에 스며있고 우리와 일상을 함께 하고 있으며 그 속에 녹아 있다는 것을.


관계를 풀어 나가는 함수대해서 기대하고 있다. 윤이의 근심 어린 표정, 어두운 얼굴빛도 토론의 횟수가 더해지며 차차 밝음의 빛을 찾아가리라. 가벼운 맘으로 도전하려는 윤이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신청자를 확인했다. 윤이가 지원자 마지막 명단에 올라있었다. 인원이 다 채워지고 대기자가 생겼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뿌듯한 감정이 앞으로 좀 더 잘하리라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이후 고1 수학 교육과정과 토론 주제를 연결해서 7개월 간 우리가 나눠야 할 수학 과정과 주제를 정리해야 한다. 물론, 과정을 정리 마무리 하는 것은 제레 슈(매쓰) 선생님이다. 토론의 서두를 뱉어내면  마인드 맵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리가 된다. 이제 곧 윤이는 친구들과 함께 수학 토론의 세상으로 들어갈 것이다. 제레 슈 선생님과 천천히 걸으며 선분과 곡선이 공존하는 수학의 세상에서 '나'라는 미지수를 찾을 수 있기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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