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길이 많이 어둡지 않길
특강을 앞둔 시간을 앞서 서둘러 학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업 이후 집중력과 이해력을 점검할 문제를 뽑아야 했기에 마음이 훨씬 더 앞섰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파의 영향이었을까. 아직 데워지지 않은 교실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찬 기운이 교실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마치 점점 조여 오는 입시 영향으로 예민해진 내 마음의 온도처럼.
특강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아직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사실, 갈등이 많았다, 방학 동안 굳이 특강을 해야 할지. 이 수업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수업료만큼 성장이 분명히 있을지 나 역시 교사이기 이전에 학부모이기에 그런 생각을 외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이 겨울 한파를 뚫고 걸어왔을 길을 가만히 떠올려 본다. 무슨 생각을 하며 학원으로 향했을까. 그 발걸음에 실린 아이들의 에너지가 무엇이었을지, 가능하다면 그 걸음에 힘을 주고 싶었다. 겨울바람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교실의 따뜻한 온도로 천천히 녹여주고 싶었다.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했는지, 수업 내내 연신 하품을 참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다. 늦게 잤냐고 묻자, 아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 아이에게 잠시 쉬는 시간을 건넨다. 최소한 오늘만큼은 도움을 되고 싶어서였다.
"왜 꼭 공부해야 해요? 돈만 있음 되는 거 아니에요? 솔직히 돈이 있음 해결되는 게 많잖아요." 아이들의 말은 솔직했고 사실이었다. "너희가 원하는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원하는 돈을 좀 더 전문적으로 벌고 쓰임 또한 더 옳게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단다."
사실 얘기 하고 싶었던 건..."참으로 애쓴다.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충분하다. 오늘처럼 즐기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더 자주 있기를..."
아이들이 되도록이면 경쾌하게 걷고, 숨 쉬고 배우고 살아가길 바란다. 공부 스트레스로 표정까지 어둡지 않기를. 오늘 이 시간이 아이들에게 조금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