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시간
시간은 마치 특별한 약속이라도 해둔 듯 가속도를 더해 하염없이 지구의 중심을 향해 간다. 붙잡을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흘러간다. 일몰의 순간 떨어지는 해를 감히 손으로 잡을 수도 없는 것처럼.
특강을 고민하다가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세워 수업을 진행한 지 벌써 한 달은 더 지났다. 아이들의 개학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유독 짧게만 느껴지는 2월은 명절까지 끼어 있어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나의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순간이 있다. 지금이 그렇다. 그 순간 어느 곳에서 헤매고 있을 뿐이다. 나를 중심으로 주변이 진공상태인 듯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다. 아니면, 나의 시간만 유난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걸까. 아이들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같은 교실 안에 있으면서도 다른 속도로 흐른다. 나는 아이들이 속도를 다해 박차를 가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를 계산하며 조급해지고, 아이들은 ‘아직 여유의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느끼는 듯 여유롭다.
달력에 적힌 같은 날짜, 시간을 바라보면서도 서로의 시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체감하는 밀도는 결코 같지 않다. 아마도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