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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May 11. 2022

나의 어버이

인간이 느끼는 부조리한 삶에 대응하는 나의 방법은 반항입니다




푸르름이 다채로운 5월 가정의 달입니다. 릴케가 4월의 잔인함을 강렬히 전했던 거처럼 나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면서 동시에 화사한 달이기도 하죠. 아픔과 상처의 시간을 지나 정신이 더 맑아졌다는 착각과 함께 그 속에서 보았던 아픔을 감싸 안은 희망이 지나온 어린이의 날, 그리고 어버이의 날을 맞이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개에 가려진 몽롱한 현실 세계에서 명료한 의식을 찾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명료한 의식을 찾았다고 착각하는 이성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르죠.


매 해 습관적으로 인습과 관습으로 찾아왔던 어버이의 날, 어느 해 그 어떤 날과는 다른 특별한 어버이의 날인 오늘 주변을 살피며 잠시 추억 속에서 생각을 더듬어 봅니다.


당시의 현실은 아픔과 상처였고 그땐 부족한 경험만큼이나 큰 세계에 대한 겸손함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면 그것은 시간이나 길이와는 관계없는 영화 한 편을 그려낼 것입니다. 아이들과 산책을 하는 동안 재잘거리며 저만치 앞서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길이 나 있지는 않지만 지도상에 이미 길이 난 곳을 편안하게 걷고 있는 것처럼. 더불어 문득 나의 옛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지금의 가족과 인연까지... 그것 역시도 영화 상영시간이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긴 필름 하나로 연결된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집니다. 잠시 고개를 돌려 부모님의 눈을 통해 찾아낸 그곳으로 봄바람을 타고 들어가 봅니다. 그간 살아오신 흐름대로 함께 움직여 봅니다. 아주 먼 기억에서부터 최근 기억까지 차곡차곡 쌓아서 저장을 하고 그것을 다시 그려낸다면 그분들의 그토록 긴 세월과 비례한 시간만큼의 영화가 만들어질까요?


자연스러운 이 세계에 대한 인간의 감정은 부조리한 것으로 옮겨지죠. 내가 믿고 있는 진실이 필터 없이 사실이 되기도 하는 부조리한 삶을 좀 덜 부조리한 삶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끊임없이  당찬 계획을 세워 봅니다. 헛된 노력이 되기도 하겠지만 내 입장에서의 세계에 대한 반항을 해 보려고 합니다.


망각이라는 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축복받은 감각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아이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추억이나 내 발자취를 더듬어 찾아낸 적당한 기록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정도를 넘치고 포화상태에 이르면 나머지 사실들은 망각되곤 하죠. 그래서 지금부터의 삶에 대한 나의 반항, 기록을 천천히 해보려고 합니다. 소소함과 일상이라는 평온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망각되기 전에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자연스러운 세계에서 평범한 매 순간의 사랑을 느끼고 당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기억하고 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한 듯 보이는 무심한 이 세계를 충분히 누리고 감정에 충실하시는 어버이께 넘치는 특별한 감사함을 기억하고 사랑을 표현할 뿐입니다.

나의 어버이이신 어머님과 엄마, 언니(형님)와 아주버님 형님, 언니와 동생 그리고 나의 신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곁에 존재해 주셔서..


존재만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년 5월의 어버이날을 맞이한

               오늘의 어버이이신 모두를 응원하며...




해마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세월이라는 깊고 긴 늪에서 충만했던 그 감정들만이 진실이라고 착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자연스러운 주변의 변화를 나의 관점에서 인간과 연계하며 부조리하다고 생각해 왔죠. 그러던 어느 해 봄, 눈을 뜬 직 후 벌써 방 깊숙이 들어온 긴 햇살의 파장과 여운을 눈으로만 저장하고 잊은 체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망각되기 전에 맘을 저장하고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하자는 일종의 다짐을 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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