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어필이 아닌 '정확함'으로
by
말글디자이너
Nov 13. 2025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말 앞에서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나요?
면접장이라면, 나를 최대한 돋보이게 만들 스펙과 강점을 촘촘히 짜 넣을 겁니다.
하지만 첫 출근, 새로운 미팅, 혹은 처음 나간 사적인 모임 자리의 자기소개는 달라야 해요.
여기서는 '어필'이 아니라 '정확함'이 필요하거든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나를 있는 그대로, 간결하게.
그런데 우리는 그 차이를 모를 때가 많습니다.
면접식 자기소개를 직장에서 했던 신입
방송국에서 일하던 시절, 팀에 새로운 조연출이 들어왔습니다. 팀원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게 됐죠.
"안녕하세요, 김○○입니다. 28살이고, ○○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재학 중에 ○○ 영상공모전에 수상한 경험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곳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나무랄 것 없는 자기소개였습니다. 면접장이었다면 말이죠.
하지만 이미 채용된 자리였으니 그의 스펙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었던 건 그의 스펙이 아닌, 그가 '어떤 사람'인지였으니까요.
어떤 일을 맡게 됐고,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지.
자기소개의 두 얼굴
‘면접’ 자기소개와 ‘직장‘ 자기소개는 목적이 다릅니다.
면접 자기소개
는
'선택받기'
위한 말입니다.
그래서
- 나를 돋보이게 해야 합니다.
- 경쟁자보다 나아야 합니다.
- 효율적으로 강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반면,
직장 자기소개
는
'관계 시작'
을 위한 말입니다.
그러니
- 나를 정확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 간결하게 진심을 전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면접의 성공 경험을 갖고 직장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어필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미 선택된 자리에서 어필은 생각보다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비슷한 경력과 비슷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직장 자기소개 3원칙
직장과 모임에서 자기소개는 '정확함'이 핵심입니다. 저를 예로 들어볼게요.
1. 명확하게
"언론팀 보도담당으로 온 장은희입니다. 앞으로 언론사 소통과 위기 대응, 보도자료 작성을 맡게 됐습니다."
직함이나 업무를 부풀리지 않습니다. 축소하지도,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도 않습니다.
2. 과장하지 않되, 내 색을 더하기
“방송작가, 스피치라이터를 거치며 말과 글로 관계를 디자인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나만의 색을 넣어 차별성을 더해 나를 정의합니다.
3. 진심을 담아 태도 전하기
"잘 알고 있는 곳이지만,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나의 태도를 솔직하게 전합니다. 성과에 대한 다짐이나 계획 보다, 임하는 태도가 더 마음에 남습니다.
이 세 가지가 담기면, 상대는 당신을 명확히 기억합니다.
과하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고, 부족하지 않아서 기억에 남습니다.
직함만 말하면 당신은 '○○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의를 말하면 당신은 '○○하는 사람'이 됩니다.
정확함이 신뢰를 만든다
어필의 언어와 관계의 언어는 다릅니다.
그러니 직장에서는 면접 때의 자기소개는 잊어버리고, 나에 대한 정확한 정보로 신뢰를 만들어 보세요.
명확하게, 겸손하되 숨기지 않으면서, 진심을 담아 태도로 전하는 겁니다.
다음에 자기소개 기회가 온다면, 그저 직함이 아니라 '정의'로 말해보세요.
"저는 ○○하는 사람입니다."라고요.
한 문장으로 나를 정의하는 연습. 자기소개의 시작입니다.
나를 돋보이게가 아니라, 나를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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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후회를 덜 남기는 말센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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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연재 속 부록_책 이야기1] 매일 쓰기로 결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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