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초가 관계 1년을 결정한다

by 말글디자이너

당신의 첫인사를 기억하시나요?


새 직장 첫날,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그때.


여러분은 어떤 인사말을 건네었나요? 짧고 어색한 몇 마디? 혹은 이름만 말하고 황급히 자리에 앉지는 않았나요?


저는 한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첫인사 3초가 사실은 관계의 1년을 결정했다는 걸요.



이름만 말하면 이름만 기억된다


2013년 6월, 저는 EBS 방송작가에서 공공기관 홍보담당으로 이직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계였죠. 방송국의 빠른 템포와 달리, 관공서는 철저한 위계와 절차가 있었습니다.


첫 출근 날, 참 많은 첫인사를 했습니다.


우선, 부서장이 제게 인사를 권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장은희라고 합니다...."


이게 끝이었습니다.


어색한 침묵 뒤, 부서장이 대신 제 소개를 했습니다.


"오늘부터 홍보기획팀에 새로 온 장은희 주임이예요. 앞으로 잘들 부탁해요."


그날 이후 한 달 동안, 복도에서 마주친 같은 부서 다른 팀의 직원들은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저는 이름만 말했으니까요.


반면, 5년 뒤 서울로 직장을 옮겨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언론팀에서 보도담당으로 일하게 된 장은희입니다. 이 도시가 제 고향이지만 바뀐 것이 많더라고요. 앞으로 많이 알려주세요."


크게 길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인사였지만, 결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며칠 뒤 복도에서 옆팀 직원이 제게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장 주임님, 여기서 태어나셨어요? 저도 중고등학교를 여기서 다녔어요. 우리 다음에 식사 한 번 해요."


저는 여전히 "새로 온 사람"이었지만 한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는 지인이 돼 있었습니다.


그 차이가 뭐였을까요?




첫인사에는 세 가지가 담겨야 한다


19년 동안 수많은 첫인사를 보고, 듣고, 분석하면서 저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첫인사에는 이름만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정보!


여러 정보를 담을 수도 있지만, 직장이라는 상황을 고려해 3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름, 역할, 다짐.


"안녕하세요, [부서], [이름]입니다.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다짐]하겠습니다."


이 구조가 있으면, 상대는 당신을 '역할이 있는 000'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름뿐이면 당신은 그냥 '새로 온 000'일뿐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고 부릅니다. 처음 받은 인상이 이후 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더 중요한 건 '빈발효과'입니다. 자주 마주치는 사람일수록 첫인상의 영향력이 커집니다. 매일 복도에서, 엘리베이터에서, 휴게실에서 마주치는 동료들. 그들에게 좋은 첫인사를 남기지 못하면, 관계는 계속 어색합니다.




준비하지 않으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첫인사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면, 머리가 하얘집니다. 저처럼요.


왜 그럴까요?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건배사를 즉흥으로 검색했듯, 첫인사도 우리는 '즉흥'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긴장된 즉흥의 상황에서 말센스는 쉽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첫인사 역시 준비하는 것입니다.


어떤 자리에서, 누구 앞에서, 나를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이름을 어떻게 또박또박 말할 것인가. 역할을 어떤 단어로 정의할 것인가. 다짐을 어떤 태도로 전할 것인가.


이 세 가지를 상황별로 어떻게 조합하고, 어떤 말로 채우는지는 제가 지금 책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당신이 바로 쓸 수 있도록요.




당신의 다음 첫인사를 준비하세요


질문 하나 드릴게요. 최근에 당신이 접한 첫인사를 떠올려보세요.


이름, 역할, 다짐이 모두 들어있었나요?


공공기관에서는 12월 말이면 정기 인사가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연말과 연초에 승진, 전보 등의 변화가 있는 시기이죠


언젠가 다가올 첫인사를 미리 적어보세요. 아래 세 가지를 중심으로요.


Q.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

Q.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

Q.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인가?


단 세 문장이지만, 그 안에 당신의 진심이 담기면 관계가 달라집니다.


"첫인사 3초가 관계 1년을 결정합니다."


이 문장이 마음에 닿았다면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공유해 주세요.


그 누군가의 첫 출근, 첫 만남, 첫 시작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내일은 첫인사 다음 단계, '자기소개'를 이야기합니다.


딱 세 문장으로 나를 각인시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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