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입니까, 지적입니까? 팀원이 상처받는 그 순간

by 말글디자이너

안녕하세요, 말글디자이너 장은희입니다.


기다리던 금요일입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오늘도 나의 말센스를 돌아보는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연차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말센스, 피드백과 지적의 차이에 대해서요.



빨간펜의 상처


10여 년 전 시청 스피치라이터로 출근한 첫날이었습니다. 첫인사말을 써서 부서장에게 들고 갔습니다.


"제가 첫날이라 부족한 게 많으니 잘 지도해 주세요."


긴장 반 기대 반으로 자료를 건넸습니다.


30분 뒤 부서장이 호출했습니다. 가보니 제 첫인사말은 빨간펜으로 여기저기 수정 표시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아…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무엇이 틀렸는지는 알겠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지적과 안내는 다르다


며칠 뒤 이번에는 팀장이 저를 불렀습니다. 제가 쓴 보도자료를 함께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우리 사업이 어필이 덜된 것 같지 않아? 우리는 중소 도시니까 다른 도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이 부분을...."


부서장과 비슷한 부분을 짚었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틀린 부분을 짚어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말.


진짜 피드백을 받은 겁니다. 지적이 아니라 안내.



피드백의 기술, 3가지


직장에서 피드백은 흔히 '교정의 언어'로 쓰입니다. 상사가 부하의 일을 검토하고 부족한 점을 지적합니다. 마치 학교에서 시험 답안에 채점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진짜 피드백은 '이해의 언어'입니다. 무엇이 틀렸는지를 말해주는 사람보다, 왜 그 생각을 했는지 들어주는 사람이 더 신뢰를 얻습니다.


피드백은 상대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과정입니다.


좋은 피드백은 세 단계가 있습니다.


1. 첫 번째: 이유를 묻는다


"왜 이렇게 했어요?"라고 묻지 마세요. 이 질문은 이미 상대를 판단합니다. "이건 틀렸어"라는 전제가 깔려 있거든요.


대신 이렇게 묻세요. "이렇게 한 이유가 있을까요?"


여기에는 호기심이 있습니다. 신뢰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물으면 상대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도 발견합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당신을 신뢰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2. 두 번째: 함께 본다


"이건 잘못됐어요." "이 부분은 이렇게 고쳐야 해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수정만 하고 끝입니다.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물어봅니다. 성장이 아니라 반복입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세요. "이 부분은 다른 시선도 있을 수 있겠는데요."


상대가 스스로 수정하게 만드는 말이 가장 강력합니다.


3. 세 번째: 가능성을 남긴다


"이번 보고서는 부족했어요." 이 말은 상대에게 무엇을 남길까요?


'나는 가능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음 보고서는 더 무겁고, 더 신중해지고, 결과적으로 더 나빠집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이번 시도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다음엔 훨씬 나아질 거예요."


사람은 '틀림'보다 '가능성'에서 동기를 얻습니다.



한 주가 끝나갑니다. 어느 팀원은 지금 당신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것이 지적이었다면, 주말이 편하지 않을 겁니다.


월요일이 무거울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피드백이었다면?


팀원은 주말을 쉬면서도 다음을 생각할 겁니다. 월요일을 기다릴 겁니다.


당신은 이 한 주간 팀원에게 어떤 말을 남겼나요?


지적이었나요, 피드백이었나요?


"좋은 피드백은 지적이 아닌 안내입니다."


이 문장이 마음에 닿았다면

한 주간 지적을 받은 누군가에게 공유해 주세요.


그 사람의 주말을 조금 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 말이 팀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내일은 [연재 속 부록_책이야기]로 돌아올게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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