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남기고, 억울함은 흘려보내기
감정의 무게를 줄이는 방식
직장에서는 모든 감정이 한 줄로 서서 차례로 다가오진 않는다.
기쁨과 억울함, 자부심과 서운함이 뒤섞인 채로 한꺼번에 밀려오는 날이 있다.
성과를 냈지만 조용히 지나가야 했던 날, 누군가의 작은 시도는 크게 칭찬받는데 내가 한 일들은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날. 문득 억울함이 마음을 찌르던 날.
칭찬도, 보상도, 기대도 없는 그런 상황에서는 흘려보내야 한다.
계약직의 경우는 억울한 경우가 더 많다. 당연하게 요구되는 일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3가지 나만의 방식으로 억울한 감정의 무게를 덜어낸다.
첫째, 억울한 순간을 붙잡기보다 흘려보내기
예전엔 억울한 마음이 들면 속으로 수십 번 상황을 되새김질했다. 잊지 않고 언젠가 되갚아 주겠노라는 심보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아니었으면 저 일은 안 됐을 텐데...”
“계약직이라고 지금 차별하는 거야..?.”
그러다 깨달았다. 억울함은 오래 붙잡는다고 해소되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나쁜 감정들을 반복 소환하면서 스스로를 더 지치게 만들 뿐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억울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잠깐은 그대로 두되 오래 머물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조용히 ‘그랬구나, 억울했구나', '오늘은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흘려보낸다.
그 연습만으로도 훨씬 가벼워진다.
(*정신의학박사 윤홍균 작가님의 책 <마음지구력>이 큰 도움이 됐다.)
둘째, 나의 작은 성취에 셀프 칭찬하기
남들의 박수가 없을 땐 간단하다. 내가 나에게 박수를 쳐주면 된다.
불가능한 기한 내에 업무를 마쳤다는 사실, 불편한 자리에서 침착하게 태도를 지켰던 일, 조용히 업무 트러블을 해결했던 시간.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셀프 칭찬한 순간들이다.
누가 뭐라 해도, 그 순간만큼은 분명 나는 칭찬받을 만했다.
요즘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서 글로 셀프 칭찬을 남긴다. 박수치는 것보다 효과도 크고 마음 성장의 덤까지 얻고 있다.
휴대폰 메모장에 짧게 써 두었다 이곳 브런치스토리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또는 스레드 등 상황에 따라 남긴다.
- '이제야 제대로 알아보네, 충분히 상 받을 만한 일을 했어.'
- '누가 보지 않아도, 솔직하게 일하는 너를 정말 칭찬해'
- ‘그 말에 감정부터 내세우지 않고 잘 넘겼어.’
셋째, 타인에게 먼저 칭찬 건네기
사람의 마음은 다 비슷하다. 내가 받고 싶었던 말을 누군가도 원한다.
그래서일까, 억울한 마음을 내려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해 보는 거였다.
놀라운 건, 셀프 칭찬 보다 더 치유력이 있다는 점.
타인에게 건넨 말 한마디로 내 마음이 환기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 “오늘 보도자료 정말 좋더라고요.”
- “보내준 자료 덕분에 업무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 “이전일도 그렇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진심은 전해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내가 받은 상처를 메우기보다 누군가의 수고를 발견해 주는 순간, 감정의 무게는 몇 배로 가벼워진다.
대학 졸업 후 방송작가를 거쳐 공공기관 계약직 공무원까지 약 20년. 짧지 않은 세월 직장생활을 해보니 결국 마음을 정리하는 건 내 몫이다.
때로는 억울함을 털어내고, 때로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때로는 누군가를 응원하면서.
그렇게 오늘도 내 감정을 조금 덜 무겁게, 내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을 해보길 바란다.
불편하고 억울한 감정을 덜어내는 연습.
직장에서 내가 나를 지키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