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고객에게 품위를 지키는 법

흔들리지 않는 태도의 기본기

by 말글디자이너

직장 생활에서 가장 지치는 상황 중 하나는 '무례한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다.


그게 고객이든, 외부 협력사든, 같은 조직의 타 부서든 상관없다.


기본 예의 없이 말을 던지고, 상대 시간을 고려하지 않으며, 때로는 존재 자체를 가볍게 대하는 태도.


처음엔 그냥 넘길 수 있다. ‘바쁜가 보다’, ‘저 사람 스타일이 원래 저렇지’. 하지만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어느새 ‘나만 너무 참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실제로 내가 일하는 언론홍보 업무는 외부 협업이 많은 직무라, 기자의 무례한 통화 한 통, 회신 없는 이메일, 일방적인 요청을 마주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같은 팀 동료가 그런 상황을 겪고 "진짜 어이가 없다"라며 하소연을 해온 적도 있다. 며칠 뒤, 동료는 그 기자를 현장에서 마주해야 했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그래서 나는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대처한다.


첫째, 역할을 재정의한다.


무례한 고객을 상대할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지’라는 자존감이다.


그래서 나는 상대가 아닌, '나의 역할'에 집중한다.


- “지금 나는 이 관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지?”

- “이 일이 내 전문성과 어떻게 연결돼 있지?”


관계를 중심에 두면 감정이 끌려가지만, 역할을 중심에 두면 태도가 바로 선다.


상대의 말투에 반응하는 대신,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집중하면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예의를 동반한 태도의 단호함을 기른다.


예의는 곧 태도의 품격이다. 정중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은 분명히 밝혀야, 상대가 나를 쉽게 넘보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제 통화에서는 제가 제안드릴 틈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다음엔 좀 더 차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건 분명한 메시지다. 상대의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협업의 문은 닫지 않는다. 또 정중하게 말하되, 단호하게 내 입장을 세운다.


다만, 이런 태도는 하루아침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거절이 어렵고, 단호한 표현이 낯선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반복이 필요하다. 상황을 곱씹고, 문장을 다듬고, 어휘를 정리해 두자. 그렇게 여러 방식으로 반복해 봐야 나의 언어가 된다.


한두 번 어색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잘 안 되더라도 다시 시도하고, 조금씩 내 방식으로 다듬어가면 된다.


예의를 잃지 않으면서도 선을 지키는 말, 그건 결국 태도의 힘이 된다.


셋째, 상황을 끊어낼 기술을 익힌다.


무조건 상황을 감당하며 참는 건 능력이 아니다. 특히 무례를 반복하는 사람이거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일 때는 더더욱.


이럴 땐, 단호히 대화를 끊는 기술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법이다.


나는 이런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 격한 대화 중엔 “정리해서 다시 말씀드릴게요”라며 일단 대화 종료하기

- 상대방이 감정을 자극하면 대화 채널 전환하기(전화 대신 메일, 메시지 등)

- 불쾌한 감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잠시 자리 이탈하기


이건 감정을 피하는 게 아니라, 내 페이스를 되찾기 위한 선택이다. 상대의 언어에 끌려가지 않고, 내가 조율할 수 있는 구간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불가능해 보여도 내가 품위를 잃지 않고 일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자존감을 지켜주는 역할 중심의 태도, 예의를 놓치지 않는 단호함, 그리고 내 페이스를 회복하는 기술.


이 세 가지가 오늘도 내 품위를 지켜주는 기본기라는 걸 기억하자.


"상대의 언어는 나를 흔들 수 있지만,

내 태도는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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