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식혜가 내게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 말복도 이런 마음인 건가.
라는 말을 덧붙여서.
11월 말랭님의 진로 워크숍에서 <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런 대답을 한 적이 있다. "그냥,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진로 워크숍에서 하는 대답치고는 모호한 대답이었는데, 질문을 한 영님이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다정하고 나지막하게 멋지다고 답해주었다.
멋지다는 말에 심취한 마음도 10g 정도 섞여 들어갔지만, 이 모호한 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줌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누군가는 믿어주는구나. 그냥,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렇다면 나는 이 일을 계속할 이유로 충분하다.
그날부터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누군가 왜 그 일을 하냐는 질문에도, 왜 그 일이 좋냐는 질문에도, 왜 그게 본업이라 생각하냔 질문에도, 그러니까 <내 일>에 대한 어떤 질문에도 마음 편히 "그냥."이라고 답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두 글자를 내 입으로 뱉을 수 있음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한껏 벅차올랐고, 그래서 당돌하게 내 일을 했다.
그러다가도 가끔 문득문득 생각이 든다. 내 일이 뭐지?
일단은 창작이라고 뭉뚱그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언젠가부터 나는 창작을 하고 있지 않다. 언젠가부터 창작이란 말을 입에 담을 때마다 멈칫하게 된다. 얼마 전 창작만화를 겨우 한 권 내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물쭈물 뒤로 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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