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서툴러서요.
전시회가 있기 전 주, 지하철 환승구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마주쳤다. 아침 일찍부터 서울에 들르는 것도 오랜만, 충무로역은 서울 살 때도 잘 안 가던 곳, 그러니 그 시간대에 내가 거길 지나치는 건 처음이었는데 그곳에서 친구를 마주쳤다.
충무로역 계단을 도도도도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엥? 설마, 설마 하면서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맞았다. 친구였다. 행복레터 시즌2에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고 소개했던 그 친구였다.
- **아..!
- 어.. 야, 말복아~!! 오랜만이다.
친구는 꽃집으로 출근하던 길이었다. 그곳에서 마주친 게 신기해 더 웃으며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출근길인 친구를 잡을 수 없었고, 나 역시 빨리 출발해야 했다. 나중에 보자, 괜찮아, 얼른 가. 나도 얼른 가 봐야 해. 하고 웃으며 뒤돌으려는데 친구가 물었다.
- 니 요즘 그거 헤어진 거 그리는 거, 그거 니 맞제?
- 어.. 그렇게 됐네. 흐흐..
- .. 힘들제?
웃고 떠들던 중이었는데 왜였을까. 괜찮단 말이 나오지 않았다. <헤어진 연인과의 마지막 대화>를 쓴 지도 조금 되었고, 만화로 그려 올린 지도 조금 되었는지라 어딜 가도 괜찮다는 말을 했었다. 아픈 시리즈를 연재하는 이의 숙명인 걸까, 너무 많이 아파하는 티를 내면 주변에서 걱정하는 게 마음 쓰였다.
나 역시 모든 소통에 힘든 사람처럼 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댓글도 막아두고 즐거운 소식을 전하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 저 힘들기만 한 거 아니에요.라는 마음을 담아 그림일기도 그려 올리고, 각종 외부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당연히 힘들 때도 있지만, 괜찮아요! 하고 웃어넘겼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힘들다는 걸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힘든 티를 누구에게도 내지 않고 있었다.
- 어, 쫌 힘드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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