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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희 Mar 22. 2018

PARTs PARTs,
삶의 궤적이 그려낸 유니폼

2018 Fashion KODE 리뷰 

이번 파츠파츠 컬렉션의 주제는 A Man becomes the creature of his uniform이었다. 

다소 난해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이 문장을 있는 그대로 직역하자면 ‘누구나 자기 유니폼의 산물이 된다’는 의미다.  

참 철학적인 문구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곧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상징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 스타일이라는 걸 만들며 살아간다. 각자의 취향이 만드는 독특한 자기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 어쩌면 그것을 그의 유니폼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유니폼은 우리 삶의 산물이고, 동시에 우리 삶은 그 유니폼의 산물일 것이다.  


전에 디자이너 임선옥과 인터뷰하면서 그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디자이너가 영감을 찾기 위한 리서치로 가장 먼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디자이너는 전시회를 가서 영감을 얻기고 하고, 어떤 디자이너는 먼 타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 질문에 대한 임선옥의 대답은 짧고 명료했다. 

“자기 아카이브를 들여다봐야겠지. 자기가 살아온 삶, 가족, 친구 생활, 이런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는 거 같아” 

디자이너 임선옥에게 아카이브란 곧 자신의 생활이고 삶이다. 이번 컬렉션에선 그런 면면들은 모던하고 위트 있는 터치로 쇼에 가미되었다. 디자이너 임선옥의 캐릭터가 곳곳에 수놓아져 있었는가 하면, 부군이 운영하는 TIN뉴스의 로고가 찍힌 스타일도 있었다. 자신의 삶과 가족, 그것은 분명 그녀의 소중한 아카이브의 하나였을 것이다. 

디자이너 임선옥은 일원화된 소재를 통해 오래전부터 테크노한 모듈라(Modular) 패션을 구축해왔다. 그녀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소재면 니트와 코우트, 팬츠는 물론이고 가방과 양말까지 충분하다. 낭비 없는 패션을 위한이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그 이면에는 얼마나 많은 R&D가 요구되었던가. 

실크 니트처럼 보이는 탑은 임선옥의 테크놀러지로 Seamless하게 만들어진 압축 저어지의 티셔츠였고, 청바지처럼 보이는 바지는 Foam-bonded 패브릭에 데님 텍스쳐를 프린트한 제품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그녀는 그간 무수히 많은 히트 아이템을 내 왔다. 그 유명한 군악대 자켓과 아우터 셔츠, 심플한 가디건 코우트들. 그 단단한 철학의 궤적을 증명하는 히트 아이템들이 다시금 모던한 그래픽으로 업데이트 되어 런웨이에 등장했다.   

베테랑의 커리어만큼이나 방대한 퍼레이드였다. 그렇게 탄생한 PARTs PARTs 의 스타일은 디자이너 임선옥의 삶이자 아카이브 그 자체였다. 그녀의 스타일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유틸리티 매니아들의 마음을 끄는 유혹이자 세대를 불문한 현대인의 유니폼이기도 하다. 

변함없기에 아름다운 옷, 언제 보아도 미래적이며, 언제 보아도 합리적인 옷.  

PARTs PARTs의 견고한 스트럭쳐가 만들어낸 쇼는 얼핏 미니멀해 보였지만, 그녀의 삶과 커리어를 한 자리에 녹여내는 풍성한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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